수입차 판매가 잔뜩 위축된 가운데 '폭스바겐' '푸조' '캐딜락' 등 유럽과 미국차 중위권 브랜드들이 신차를 대거 쏟아내며 올해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일본 불매 여파 이후 판매가 급감한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브랜드들은 신차 부족으로 영업 정상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1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19년 수입차 판매는 24만4780대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 수입차 전체 판매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올해 첫 달인 1월 역시 전년 대비 3.1% 줄어든 1만7640대에 그쳤다. 브랜드별 모델 노후화와 물량 부족 등으로 판매 하락세가 심화되는 상황이다.
올해는 유럽차 대표 주자 '메르세데스-벤츠' 'BMW'가 대대적 신차 공세를 이어간다. 벤츠는 CLA와 GLB 등 총 15종에 달하는 신차를 내놓고 5년 연속 판매 1위를 지켜낼 방침이다. BMW는 1시리즈에 이어 2시리즈, 4시리즈, 5시리즈 신형 모델을 줄줄이 투입해 판촉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유럽과 미국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중위권 다툼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폭스바겐과 푸조, 캐딜락 등이 대규모 신차 출시를 앞둬 시장을 견인할 핵심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폭스바겐은 최근 신형 투아렉을 출시한 데 이어 2분기 신형 제타와 티구안 올스페이스, 4분기 티록을 들여올 계획이다. 디젤게이트 이후 긴 공백기를 넘어 신차 투입을 통한 판매 회복에 나선다. 아우디 역시 A7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2와 Q5, 전기차 e-tron까지 다양한 신차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푸조는 해치백 208과 소형 SUV 2008을 내놓는다. 여기에 전기차 버전 e-208과 e-2008 출시도 준비 중이다. DS오토모빌도 DS 3 크로스백 E-텐스 전기차를 선보인다. 수입사 한불모터스는 신차 판촉 강화를 위해 전국 5곳에 신규 딜러사를 모집하고 있다.
미국 고급차 캐딜락 신차 공세도 주목된다. 올해 XT4, XT6, CT4, CT5 등 완전변경 신차 4종과 부분변경 신차 1종을 투입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선보일 신차는 다음 달 출시할 XT6다. 3열 시트 등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춰 상승세인 대형 SUV 시장을 공략한다.
반면 일본차 브랜드들은 판매를 견인할 신차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판매 하락이 예상된다. 1월 실적을 보면 렉서스는 전년 대비 66.8%, 혼다는 50.5%, 닛산은 82.7%까지 판매가 급감했다. 최근 토요타가 GR수프라와 캠리 스포츠 에디션, 렉서스가 뉴 RX를 내놓은 정도다. 나머지 일본차 브랜드들은 올해 신차 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하면서 영업 정상화까지 긴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유럽과 미국차가 신차를 대거 투입해 올해 수입차 판매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동안 성장세였던 일본차는 신차 부족으로 판매 회복이 작년보다 더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