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시험인증 기관들이 올해 융·복합 및 해외 사업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항공·우주, 전기전자 등 융·복합 사업의 시험 확대를 통해 새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해외 상호인정 확대 등을 통해 시너지를 높인다. 시험인증 기관들이 조직 규모가 커지고 매출도 확대되면서 새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은 올해 융·복합 사업 확대와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선다.
KTL과 KCL은 각각 대형 시험기기가 필요한 항공·우주 사업, 이차전지·공기청정기 등 융합전기 사업을 강화한다.
KTL은 항공·우주 시험·인증 인프라를 갖추고 사업을 본격화한다. 연내 항공 시스템·전자장비 시험 시설을 갖춘 '항공전자기기술센터' 설비를 연내 대부분 구축한다. 항공전자기기술센터 구축은 KTL이 산업통상자원부·진주시와 함께 2016년부터 추진한 사업으로, 총 253억원을 투입했다. 이달 개소한 우주부품시험센터와 함께 항공·우주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험·인증 인프라를 만든다.
KTL 관계자는 “항공전자기기술센터는 연내 중소형 장비를 대부분 갖추고, 향후 대형 시험 장비도 들여올 계획”이라면서 “내년에는 항공·우주 시험인증 인프라가 갖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KCL은 이차전지·가전용 전기기기와 부품소재 사업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기존 '융합본부'를 '융합전기본부'와 '부품소재본부'로 이원화했다. 특히 융합전기본부에는 전기전자센터·전지센터·태양광센터·조명반을 편성,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CL 관계자는 “KCL은 지난달 실시한 조직 개편에서 경영 부문과 사업 부문을 분리했다”면서 “(전기 분야 외에도) 신재생 에너지, e모빌리티 등의 시험인증 조직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KTR와 KTC는 올해 해외 사업 확장과 시너지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해외법인을 이전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해외 시험인증 기관과의 상호협력을 확대한다.
KTR는 올해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시험·인증 서비스를 강화한다. 부원장 직속으로 '수출인증사업단' 조직도 갖췄다. 또 우리나라 중소 수출기업이 해외 기관에서 인증을 취득할 때 법정(法定) 대리인 역할까지 수행하는 등 수출기업을 위한 인증 서비스를 이어 간다. 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미주 지원을 멕시코시티로 이전, 중남미 지역 서비스 효율을 높인다.
KTR 고위 관계자는 “KTR는 이미 중국·베트남·독일·브라질에 해외 지원을 구축하는 등 다른 기관보다 해외법인을 많이 갖췄다”면서 “미주 지원은 멕시코시티로 옮겨 해외에서 인·허가를 받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수출 지원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KTC도 올해 해외 시험인증 기관과 맺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한다. KTC는 세계 29개국 45개 정부 기관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이 네트워크를 활용,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신남방 지역과 함께 북미 기업 수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추세는 주요 시험인증 기관들이 지난 2010년 통·폐합 이후 조직 규모와 매출이 꾸준히 커지면서 신사업으로 활로를 찾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 시험인증 기관 관계자는 “국내 시험인증 산업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주요 기관이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각 기관의 고유 분야를 벗어나 기관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2010년 통·폐합 이후 신사업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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