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 규제의 상징을 여겨졌던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가 합법 판결을 받아내면서 모빌리티·스타트업 생태계에 새로운 성장기반이 될 전망이다. 또한 원격 진료, 유전자 검사, 숙박 공유 같은 혁신형 제품과 서비스에서도 주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타다 서비스는 모빌리티 비지니스 혁신의 상징이었던 만큼 우선적으로 모빌리티 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타다와 같은 법에 근거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파', '차차' 사업의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 사업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신규 사업자가 진입할 저변도 형성됐다.
특히 '보라색 타다'로 불리는 파파 운영사 큐브카는 지난해 택시업계가 검찰에 파파를 여객운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어다 19일 오전 타다 무죄 선고를 앞두고 인도 진출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타다 법원 판결로 국내 사업 확장 추진 여력이 생기면서 내부적으로 차량 운영대수 확대 검토에 들어갔다.
큐브카 관계자는 “파파는 국내 시장 중심으로 출발한 서비스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성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판결로 차량 숫자 확대, 투자 유치 등에서 상황이 비교적 유리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을 운영해 온 차차크리에이션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차량 공급량을 본격 확대하고 출발 지역도 넓힐 계획이다. 김성준 차차크리에이션 명예 대표는 “여객법 내에서 소비자가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선택권을 증명해 줬고, 젊은 기업들이 혁신의 길로 나갈 수 있게 미래 질서를 바로 잡아 준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은 위법성을 조사 중인 '벅시', '끌리면 타라' 등의 서비스 판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모빌리티 업계를 넘어 다양한 신사업에도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 진료를 비롯해 유전자 검사, 공유 경제 등의 혁신 산업 대부분은 타다 서비스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기존 사업자와 첨예한 갈등으로 낡은 규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타다가 실정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당시 공유경제 서비스 등 신산업은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합법 판결을 계기로 규제에 가로막힌 좌절 속에서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공유경제협회장인 조산구 위홈 대표는 “이번 판결은 타다라는 서비스만이 아닌 공유경제라는 가치에 힘을 보태게 된 것”이라며 “타다와 택시와의 갈등을 구산업과 신산업 간의 '제로섬' 구도가 아닌, '플러스섬'이 가능한 미래경제로 나아가는 큰 그림을 다졌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협회는 “교착상태에 있던 모빌리티 등 신산업이 혁신에 대한 도전을 계속해 기존 산업과 상생하며 국가 경제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교통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공지능·자율주행·핀테크·원격의료 등 다양한 신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타다의 합법 판결 직후 택시업계는 검찰측에 즉각 항소할 것을 촉구했다. 또 총파업 등을 예고하고 나서 양측의 갈등 국면이 최고조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최종 선고가 나오기까지 법적 공방이 계속될 수 있어 여전히 타다 사업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