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계열사는 롯데지주·롯데제과·롯데케미칼 등 3곳으로 줄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비롯해 4명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호텔롯데는 신 회장과 송용덕 부회장을 비롯해 각 사업부 대표인 김정환·박동기 등 4인 공동대표 체제에서 이봉철·김현식·최홍훈·이갑 대표체제로 변경됐다.
이로써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직한 계열사는 롯데지주와 롯데제과와 롯데케미칼로 줄었다. 롯데지주와 롯데제과는 올해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전문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면서 “다만 그룹 오너로서 책임경영을 다하기 위해 미등기임원 선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2015년 9월부터 맡아오던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은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
롯데지주 중심의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다. 다만 신 회장은 지난해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으면서 법적 부담을 안게 됐다.
IPO 심사에 오너를 비롯한 경영진 도덕성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혹시 모를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롯데 관계자는 “대법원 상고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주총회에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