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개인 간(P2P) 대출 기업인 렌딩클럽(LendingClub)이 미국 은행을 인수했다.
미국 대형 인터넷은행 래디어스뱅코프를 1억8500만달러(약 2230억7300만원)에 인수한다고 CN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에서 핀테크 기업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관리하는 전통 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렌딩클럽에 따르면 래디어스뱅코프 인수 종료까지 12~1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렌딩클럽은 2년 후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렌딩클럽은 이번 인수를 통해 은행 등 기관에서 자금 조달 수수료를 절약하면서 수익 흐름을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스콧 샌본 렌딩클럽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대출 업무와 예금 업무를 P2P 금융과 결합해 기존 금융 수익 구조를 완전히 변화시키겠다”며 “매년 4000만달러 은행수수료와 자금조달 비용을 절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렌딩클럽은 2007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미국 최대 P2P 대출업체다. 지난해 중개한 대출 규모는 약 123억달러 수준이다. 렌딩클럽은 소비자 대출과 소기업에 사업자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대출 기간은 36개월~60개월, 대출한도는 1000달러~4만달러 규모다. 약 99% 투자자가 100개 이상의 차입자에 분산투자를 통해 변동성 위험에 대처하고 있다.
렌딩클럽이 대형 인터넷은행을 인수하기까진 어려움을 겪었다.
2007년 창업한 렌딩클럽은 핀테크 열풍에 힘입어 2014년 기업공개(IPO)까지 하면서 승승장구했다.
그러다가 2016년 르노 라플랑셰 렌딩클럽 창업자의 부실 대출 주선 파문으로 타격을 입었다. 당시 렌딩클럽 이사회 내부감사 결과, 라플랑셰 회장이 2200만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부당 대출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대출 주선 비리가 불거지면서 신뢰도가 곤두박질 쳤다.
2014년 기업공개 당시 90억달러이던 렌딩클럽 시가총액은 2016년 20억달러로 줄었다. 상장 직후 28달러로 치솟았던 주가는 한때 4달러 선까지 주저앉았지만 현재는 회복해 주가 13.09달러, 시가총액은 116억달러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