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 입국 유학생 총 353명이 임시 거주할 수 있는 시설 5곳을 확보했다. 서울 거주 중국인 유학생이 3만80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규모다.
김규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중국유학생 임시거주시설, 모니터링 인력 강화 등의 코로나19 예방 대응 및 지원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인 유학생 코로나19 의심증상자 중 원하는 이에 한해서 서울시 제공 시설에 거주 가능하다. 서울시와 교육부는 임시거주공간 지원대상은 입국 시 의심증상자 중 음성 판정을 받은 유학생,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판명돼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으나 갈 곳이 없는 유학생 등을 우선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임시거주시설을 더 늘릴 계획이다.
교육부는 의심증상자라도 서울시 건물에 거주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강제로 격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특정집단은 위험하니 다 강제로 격리해야 한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하다”며 “법적 근거 없이 중국에서 왔다고 해서 무조건 격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교육부는 중국 유학생 모니터링 인원을 확대한다. 김 실장은 “서울시에서 중국 유학생 모니터링 인력을 확충해 대학에 지원하기로 했다”며 “정확한 인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중국에서 입국하는 유학생이 '자가진단 앱'에 입력한 정보를 서울시 및 각 대학과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숙사에 거주하지 않는 중국 유학생은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해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교당 많게는 수천명에 달하는 중국인 유학생을 관리할 대학 인력과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150명을 넘어선 만큼 중국 유학생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소재 대학을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은 68개 대학교 3만8330명이다(사이버대학교 제외 시 49개 대학교, 3만4267명). 서울시는 앞으로 입국 예정인 중국 유학생은 1만7000여 명으로 예상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2주간 잠복기가 있는 만큼 서울시에서 하루라도 빨리 대규모 시설을 마련해 입국한 중국 유학생을 2주간 별도로 관리하는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대학 상황에서는 인력, 인프라 부족으로 기숙사에 살지 않는 중국 학생의 동선을 일일이 관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코로나19 교육부 대책본부'를 꾸린다. 대책본부 내에는 '유·초·중등 대책단'과 '대학 및 유학생 대책단'이 만들어진다.
유초중등 대책단에서는 3월 개학에 대비해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방역·소독, 휴업 및 개학 연기 등 학사일정 조정 등을 지원한다.
대학 및 유학생 대책단에서는 대학 방역과 중국에서 입국한 유학생 지원을 위한 대책 수립, 입국 학생 현황 관리, 대학 학사일정 관리 등을 지원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