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안겼다. 대구·경북 지역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24일 증시가 폭락했다. 원화 투자 심리가 나빠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안전 자산인 금값 역시 지난 5년 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 지수는 24일 전 거래일 종가보다 더 낮은 2114.04로 출발해 3% 이상 하락하며 2100선이 무너졌다. 이보다 앞선 21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1.49% 하락한 2162.84로 22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 지수도 21일 2.01% 하락한 데 이어 24일에는 3% 이상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24일 장 개시 직후 빠르게 지수가 하락했으며, 오후 들어 반등 시도를 했지만 상승 여력을 보이지 못하고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4209억원, 2502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674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에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555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160억원, 25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53% 상승한 1217.90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
코로나19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전 자산의 하나인 미국 장기채의 경우 수요가 늘면서 21일 기준 30년 국채금리가 1.92%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 채권에 수요가 몰리면서 주식시장은 약세, 달러 시장은 강세를 각각 보이고 있다.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24일 국내 금값은 현물 1g 가격이 거래일보다 2.87% 상승한 6만4996원을 형성했다. 지난 5년 동안 거래된 가격 가운데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도 각 국가에서 피해 복구를 위해 통화 완화와 재정 확대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어 금값은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중국 외 국가와 동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한·중·일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대표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엔화는 일본의 경기 부진과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2100선이 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됐지만 반도체, 이차전지 등 기존 주도주 중심으로 저점 매수 기회를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국내 신규 확진자 수 증가 속도에 따라 2100선 하향 이탈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극도의 공포 심리를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해 반도체, 이차전지 등 기존 주도주 중심의 분할 매수·비중 확대 전략은 유효하다”고 제안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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