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자가 700여명을 넘는 등 늘어남에 따라 영업망 관리에 나섰다. 보험업 특성상 대면 영업 비중이 크고,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산업인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인슈어테크 등 비대면 부분이 향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각 보험사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함에 따라 각 영업채널에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라는 지짐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크게 늘어나고 있어 대면 영업 비중이 큰 기존 사업 구조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면서 “가급적 설계사 조직에 비대면 업무 위주로 영업을 하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현장에서도 고객이 먼저 만나는걸 꺼려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면서 “가입부터 청구까지 웹이나 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가능하고, 비대면이 불가능한 고객의 보험금 청구 등 서비스는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팩스 등을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사들은 보험과 IT를 결합한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대거 적용 중이다.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들도 모바일로 전자서명이 가능한 서비스를 현재 제공 중이다. 모바일 전자서명은 설계사가 고객에게 보험계약 때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URL을 보내면 휴대폰에서 최종 서명을 하는 것이다. 보험계약을 맺을 때 설계사가 태블릿PC나 서류를 들고 고객을 만나던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청구도 설계사를 만나지 않고도 가능하다. 한화생명은 '클레임 AI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인공지능(AI)이 스스로 보험금 지급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이 시스템은 한화생명의 전체 보험금 청구 건의 약 50%까지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KB손해보험은 병원 내 무인기계(키오스크)를 활용해 실손보험금 간편청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DB손해보험도 지앤넷과 함께 키오스크에서 보험금을 청구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보험사 외에도 법인보험대리점(GA), 인슈어테크, 삼성SDS 등도 최근 앱이나 키오스크 등 비대면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기반으로 인슈어테크 등 비대면 서비스 비중이 향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기존 설계사가 고객과 직접 마주 보는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진 측면이 크다”면서 “다만 기존에 구축한 인슈어테크 서비스로 이런 부분의 어려움이 상쇄하고 있어, 보험사들의 비대면 등 서비스 강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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