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이 1차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섰다. 올해에는 중견, 스케일업 성장(일반) 부문 펀드 규모가 유연해진 것이 특징이다. 운용사 펀드 조성, 포트폴리오 구성 자유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1차 성장지원펀드 중견 리그, 스케일업 성장(일반) 리그에 펀드별 제안규모 자율제가 처음 도입됐다.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은 내달 3일 공모를 마감한다.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은 운용사 규모에 따라 중견, 스케일업 성장(일반·대형 벤처캐피털), 스케일업 혁신, 루키(초기) 리그로 모집군을 구분했다. 선정사는 성장지원펀드 정책 자금과 민간 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한다. 펀드는 국내외 유망기업, 중견기업, 4차 산업 관련 기술기업에 투자한다.
중견, 스케일업 성장 리그는 펀드별 제안 규모를 각각 3000억~5000억원, 1200억~2500억원으로 설정했다. 타 리그에서 액수가 800억원(스케일업 혁신), 300억원(루키)으로 고정한 것과는 다르다. 2018년, 2019년에서는 펀드 제안 규모를 고정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각 운용사가 최적화된 금액을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더 많은 운용사가 지원하도록 문을 열어놓은 것”이라면서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펀드를 일정 규모로 묶을 경우, 참여가 제한적인 운용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는 각사 상황에 맞게 펀드를 구성할 수 있다. 펀드레이징, 포트폴리오 수립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한결 숨통이 트인 것이다.
중견 투자사 관계자는 “펀드 제안 유연성이 생겼다는 건 운용사에 나쁘지 않은 소식”이라면서 “펀드레이징, 투자 전략 구성에 유연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회의적 시선도 있다. 운용사가 끌어와야 하는 민간 자금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또 다른 벤처캐피털(VC) 심사역은 “중견 리그와 스케일업 성장(일반) 리그의 정책출자자 출자비율이 30%대로 낮다”면서 “70%는 민간에서 조달해야 한다. 중소형사 입장에선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에도 성장지원펀드 선정을 둘러싼 VC, 사모펀드(PEF) 눈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성장지원펀드는 정책출자자 총액이 8800억원에 달한다. 펀드 총 조성 규모는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한 해 실적을 좌우할 만큼 대형 이벤트다.
【표】2020년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계획(단위 개, 억원)(자료 KDB산업은행)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