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 사이에 물류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진화했다. 1인 가구 증가와 모바일 주문 확대로 음식 배달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송받는 것이 일상이 됐다. 새벽배송, 당일배송, 즉시배송 등 다양한 배송 서비스가 등장했다. 물류 시장 확대와 진화는 소비자 생활 패턴이 빠르게 변함에 따라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시장 확대 속도는 더욱 빠르게 느껴진다. 배송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라이더 수는 상대적으로 늘지 않는다. 최근 라이더는 일한 시간에 비례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둔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는 그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기술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은 물류 시장을 혁신하고 발전시킬 유일한 기술이다. 지금까지 물류업은 기사, 즉 숙련도에 기반해 기술 혁신이 거의 일어나지 않은 시장이었다. 지리에 익숙한 기사는 개인 숙련도에 의지해 배송해왔으며, 물량이 늘어나면 숙련된 기사가 부족해 배송 지연 등이 발생해 배송 품질이 떨어진다. 이륜차 음식 배송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물류시스템이 현장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한다면 AI를 통한 물류 시스템은 플랫폼에 축적된 정보를 종합 판단, 기사 숙련도를 끌어올린다. 이를 배송기사 숙련도에 의지하지 않은 '탈숙련화'라고 부른다. 메쉬코리아는 '추천 배차' '자동 배차' 기능을 개발, 적용을 확대해 나가면서 미숙련 라이더도 숙련 라이더처럼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AI 기술에 여러 견해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스킬을 양산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2차 산업혁명이 재화의 대량생산을 이뤘다면, 이제는 인간 스킬의 대량생산이 이뤄지는 시기라고 본다. 물류 시장에서 기사 스킬을 AI로 대량생산해 플랫폼에서 제공하면 기존 기사 수로도 많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기사의 배송 루트 결정, 배차 결정 등 현장 의사 결정을 AI가 대체하고 기사는 배송 업무와 대면 업무에 더욱 집중한다면 더 안전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하면서도 물류 시장 포화 상태도 동시에 해결해 나갈 수 있다.
AI는 갑자기 뚝 떨어진 기술이 아니다. 결국 스킬과 노하우가 데이터화된 가장 인간과 맞닿아 있는 친숙한 기술이다. 물류 시장에서 AI 역시 마찬가지며 상점과 기업, 고객을 잇는 물류 특성상 더욱 인간에 맞춰 정교하게 발전해나가고 있다.
김명환 메쉬코리아 데이터사이언스실장 myunghwan.kim@meshkorea.net
-
이형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