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직원 임금 60%를 삭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보유현금이 급감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임원이 아닌 직원 임금까지 깎은 건 국내 항공사 중 처음이다.
이스타항공은 25일 최종구 대표이사 명의로 임직원 임금 40%만 지급한다고 사내 공지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최소한의 회사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연말정산 정산금을 포함한 나머지 급여는 추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회사는 최근 고객 환불 급증과 이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회사 정상화를 위한 모든 조치를 해나가고 미지급된 급여는 최우선적으로 빠른 시일 내 지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은 2018년 기준 부채비율이 484.4%, 자본잠식률 47.9%다. 지난해에도 연간 실적이 적자를 기록, 재무구조가 악화된 데다 올해 연초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추가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중국 노선 등에 대한 소비자 환불 신청이 주요했다. 보유현금 급락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급휴직 등으로 비용효율화를 추진했지만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국제선 운항편수는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국내선을 늘려 대응했지만, 여객은 국내·국제선 총 12.8% 감소했다.
막대한 항공기 리스요금도 부담이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총 23대를 임대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가 항공업계에 지원을 약속한 최대 3000억원 긴급융자를 받을 전망이다. 다만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 중인 제주항공이 키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두 차례 밀렸던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 간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추가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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