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이를 지원하는 솔루션 등 정보기술(IT)에 쏠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소극적이던 우리나라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IT 기반 재택·원격 근무 채택을 늘릴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재택근무 관련 솔루션 도입 문의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알서포트는 사무실 업무용 PC를 원격 접속하는 원격제어 솔루션과 영상회의 솔루션 등 재택·원격근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주부터 알서포트 솔루션 도입 문의가 폭증했다. 23일 정부가 코로나19 경보 수준을 최종 '심각' 단계로 조정한 후 24일 오전부터 기업과 공공의 도입 문의와 설치 요구가 이어졌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던 기업도 24일 오전부터 도입 신청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면서 “기존 고객도 사용 인원 증설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스타트업도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나섰다. 인원이 적어 PC 영상회의 대신 협업 관리 도구를 이용, 프로젝트 관리와 업무 소통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업 관리 도구 '플로우'를 제공하는 마드라스체크 관계자는 “대구, 경북 등 코로나19 여파가 큰 지역에서 문의가 늘었다”면서 “재택근무뿐만 아니라 회사 내 업무를 메신저 등으로 대신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알서포트에 따르면 제품 도입 후 사용하지 않던 고객 가운데 절반이 지난주부터 서비스를 다시 이용하기 시작했다. 지난주 알서포트 솔루션을 이용해 원격 회의를 진행한 비율은 1월 말 대비 85.5% 증가했다. 4명 이상 참여하는 회의 건수도 108.6% 증가하는 등 대면 회의 대신 원격 회의에 참여하는 인원이 늘었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서비스 안정 지원을 위해 서버량을 약 세 배 증설할 계획”이라면서 “4월 30일까지 신규 도입 고객과 기존 고객 대상(인원 추가 경우)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 재택·원격 근무 저변 확대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재택근무 도입률(2016년 기준)은 3.0%에 불과하다. 미국(38.0%), 일본(11.5%) 등 비슷한 IT 인프라 수준을 갖춘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재택근무, 원격업무 지원 등 스마트워크 환경 구현이 얼마나 가능한지 평가받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소프트웨어학과)는 “우리나라는 클라우드, 모바일 등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가능한 IT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졌지만 그동안 재택근무·원격업무 인식이 부족했다”면서 “유연한 근무 형태는 위기 상황뿐만 아니라 글로벌 환경에서 경쟁력을 더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스마트 워크가 산업 전반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대면 보고 중심 문화와 평가 체계도 바꿔야 한다”면서 “이번에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를 시행한 기업과 공공 대상으로 추후 효과 등을 분석해 확산을 위한 정책·가이드라인 등을 마련,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기업 '코로나19 대응' 도입 관심
-
김지선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