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심각성이 더해지면서 배달업계도 울상이다. 업무 상 여러 장소를 오가는 배달기사를 통한 감염 확산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이 깊다. 배달과정에서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나 기사와 고객 모두에게 강제하기 어렵다는 측면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소속 배달기사 '배민라이더스' 대구 및 부산지역 라이더 센터 현장 운영을 최근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해당 지역에서 발생함에 따라 사전 예방 차원 조치다. 소속 라이더는 현장에서 바로 업무를 수행하고 관제 관리자는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서울 송파구 지역 확진자가 나오면서 우아한형제들 본사 임직원 역시 다음 주 재택근무 체제로 운영 예정이다.
최근 일부 지역 배달대행기사가 감염자로 의심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배달 업주 사이에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다. 음식업주들이 매장 내 기사 진입을 꺼리면서 주문 처리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기사들 역시 불안함을 호소했다. 배달기사 연합 라이더유니온은 고객 접촉을 통한 감염 방지 대책 및 의심 증상 배달기사 격리 조치 시 지원을 배달 플랫폼 측에 요청했다.
우아한청년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라이더 지원 대책'을 26일 발표하며 빠른 진화에 나섰다. 의심환자로 격리 조치되는 라이더에게 주당 41만2320원 생계 보전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주당 8만3300원 이륜차 렌탈료를 면제하고 산재보험금도 지원한다. 배민라이더스와 일반인 배달 기사 '배민커넥트'를 대상으로 마스크와 손세정제 보급도 이어가기로 했다.
기사들 요청 중 비대면 음식 전달을 위한 선결제 주문 필수화는 수용되지 않았다. 카드나 현금 결제 과정에서 감염 가능성이 있지만, 배민 측은 만나서 결제 시스템 중단 시 이용자 선택권 및 업주 영업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봤다. 대신 캠페인을 통해 선결제와 비대면 배달을 최대한 권고하는 방향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현재 배민 라이더 중 코로나19로 의심되거나 확진된 사례는 다행히 없으나,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라이더 지원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배달대행업계도 감염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고는 코로나19 테스크포스(TF)팀을 자체적으로 꾸렸다. 배달기사들에게 지원할 마스크 수급 경로를 확보하고 배달 허브장 및 음식점 업주들에게 행동 요령 지침 안내를 강화했다. 모든 사내외 행사 및 공모전 이벤트도 취소했다. 메쉬코리아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작업을 전국 단위로 실시 중이다. 각 부릉 스테이션을 통해 세척용품도 지속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개별 업체 차원에서 대응이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특히 대량 수급이 필요한 마스크 확보 문제에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수급이 예상보다 원활하지 않다. 추가 물량 확보를 기다리는 상태”라며 “선결제나 비대면 배달 문제도 캠페인이나 안내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 차원 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