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최상위권에 또 다시 중국게임 점령

매출 최상위권에 또 다시 중국게임 점령

중국게임이 또다시 최상위 매출 차트를 차지했다. 리니지2M 출시를 시작으로 약진했던 한국게임 업데이트와 프로모션 효과가 사라지며 다시 중국게임이 치고 올라온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중(中)감정이 험악하지만 게이머 선택은 '재미있는 콘텐츠'로 귀결됐다.

27일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중국게임은 4개다. 'AFK 아레나' '라이즈오브킹덤즈' '기적의검' '명일방주'다. AFK아레나는 리니지 형제와 경쟁을 펼치던 넥슨 플레그쉽타이틀 'V4'까지 제치며 3등으로 올라섰다.

AFK 아레나는 중국 릴리스게임즈 게임이다. 왕신웬 대표가 이끄는 이 회사는 2014년 모바일게임 '도탑전기'를 출시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새로운 모바일게임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인기도 많았지만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워크래프트3' 설정과 원화 콘셉트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들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작년 9월에 선보인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중국 게임사는 중국색을 없애고 빠른 업데이트로 승부한다. 개발 속도, 재원, 인력이 풍부한 장점을 살려 양과 질 모두 챙긴다. 중국 기업도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는데 업데이트 속도가 빨라 즐길 거리가 많다.

중국은 PC클라이언트에서 모바일로 넘어온 한국과 달리 웹게임에서 모바일로 넘어왔다. 비슷한 특성 때문에 모바일에 최적화한 기획과 노하우가 쌓였다. 또 한 번 게임에 안착하면 공고하게 게임에 묶어두는 과금 구조도 연구했다. 한국 기업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디테일과 기획력은 중국의 속도와 규모 경제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다.

중소게임사 사정은 더 심각하다. 한국 모바일게임시장은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로 중심이 옮겨졌다. MMORPG가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장르다 보니 소규모 게임사는 경쟁할 기반조차 없는 셈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과 인력에 맞설 방도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게임을 개발하다 중국게임 퍼블리셔로 전환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자본력 차이는 홍보력 차이로 이어진다. 대륙에서 번 돈을 앞세워 국내 다양한 홍보 채널을 동원한다. 유명 연예인을 기용해 국내 대기업이나 할 수 있는 전방위 홍보를 펼친다.

실제 지하철 광고판은 중국게임으로 도배됐다. 주요역 200개 광고판은 특정시기를 제외하면 중국게임으로 도배된다. SNS에서 송출되는 광고 역시 태반이 중국게임이다. 국내 중소게임사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효과가 좋은 홍보채널 경쟁에서도 밀리며 게임을 알릴 접점을 잃었다.

국내 중소 게임사는 세금과 규제 등을 모두 준수하지만 한국에 지사를 내지 않는 중국 게임사는 일부만 지킬 뿐이다. 한국은 2017년 이후 중국 진출을 차단당했다.

김강욱 게임평론가는 “중국 대규모 게임과 경쟁할 수 없다면 매출 잠재력이 낮은 장르로 시선을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국내 대기업과 중국게임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간 '랜덤다이스' 같은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