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코로나19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위 우선 과제로 추가경정 예산의 신속 처리를 꼽았다. 이달 17일까지 열리는 임시국회 회기 안에 추경안을 처리하고 대구·경북 지역 신속 지원책을 마련한다.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 등 최근 사회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발 캠페인은 세제 혜택으로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김 위원장은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워낙 빠르고 규모 또한 커서 예비비만으로는 어렵다”면서 “국민의 사회 활동이 크게 줄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역 상권 등의 위축이 심각한 만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당시보다 더 큰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인한 추경은 6조2000억원이었다. 현재 정부도 이보다 작지 않은 규모로 추경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추경 규모뿐만 아니라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인 오는 17일 이전에 통과시켜 대구·경북 지역에 시급하게 필요한 의료 지원을 서두르고 지역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도의 난맥상을 푸는 것도 특위의 임무다. 김 위원장은 “의료 인력과 시설을 대구·경북 지역에 추가 투입하는 과정에서 부처·위원회·지자체별 이견과 제도적 제한이 있을 수 있다”면서 “특위가 이런 것을 빨리 파악해서 조정하고 해결해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적어도 제도 문제로 코로나19 대응이 어려워지는 상황은 없도록 국회가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다행스럽게도 코로나19 대응에는 여야 협력 체계가 구축됐다. 김 위원장은 “특위 구성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6일 곧바로 여야 간사들과 첫 협의를 했다. 야당도 협조적이었다”면서 “여야가 하나로 힘을 모아 사태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추경의 주요 사용처로 '착한 임대인 운동'을 언급했다. 국민이 자발적으로 벌이는 캠페인에 최근 정부가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3종 세트를 발표하며 화답한 사례가 추경의 바람직한 활용 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이 서로 고통을 분담하는 만큼 정부 역시 세제 지원 등을 통해 함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위 활동에서 나올 대책은 제도화해서 정착시킬 계획이다. 향후 유사 사태가 발생해도 이미 구축된 행정 시스템과 가이드라인으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김 위원장은 “메르스 사태를 겪었지만 격리 치료 관련 제도와 검역 조치, 대응 매뉴얼 등 여러 부분에서 제도화되지 않은 것이 많다”면서 “지난달 코로나3법 통과로 많이 개선됐지만 부족한 것이 있을 것이고,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문제점을 종합해서 정책 제도화를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위 활동에 여야가 힘을 합해 주길 재차 당부했다. 코로나19 사태 중 일어나는 일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내놨다. 또 국민이 다 함께 힘을 합치고 대구·경북 지역에 응원의 마음을 보내 주길 바랐다.
김 위원장은 “과거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처럼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은 세계 최고 다. 코로나19 사태도 국민이 뭉치는 긍정의 메시지로 극복할 수 있다”면서 “다 함께 노력하는 과정에 국회 특위가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코로나특위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여야 의원 18명으로 구성됐다. 특위는 2일 첫 회의를 갖고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