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이 오는 6월부터 유료회원제를 폐지한다. 비회원제로는 운영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홈플러스 스페셜 등 경쟁사 창고형 매장과 달리 연회비를 부담하는 구조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6월 1일부로 창고형 할인점 '롯데 빅마켓'의 유료 회원제를 폐지하고 오픈형 매장으로 전환한다.
6월부터 회원 환불 절차에 들어가며 남아있는 회원비 잔여금액 전액을 환불한다. 카드로 연회비를 결제했던 고객이라도 1년이 경과한 경우 현금으로 환불금을 지급한다. 회원 탈퇴는 가입한 점포에서 가능하다.
롯데 빅마켓 연회비는 일반 개인회원 3만5000원, 사업자 회원 3만원이다.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마트와 달리 연회비를 받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모델이다.
롯데마트가 빅마켓을 오픈형 매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회원제가 집객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마켓 전국 매장수는 5개에 불과하다. 2012년 금천점에 첫 점포를 낸후 2014년 킨텍스점을 끝으로 신규 출점이 전무하다.
사업 초기 두 자릿수를 이어가던 매출 성장률도 2017년부터 한 자릿수로 줄어 지난해는 감소세로 전환했다. 빅마켓 5개점을 포함한 롯데마트는 지난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0.2% 늘어난 6조3306억원으로 제자리걸음했다.
반면 경쟁사 이마트의 창고형매장 트레이더스는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2조3371억원으로 작년대비 22.4% 증가했다. 작년 한 해에만 3개점이 신규 개점하며 총 점포수는 18개로 늘었다. 올해는 14.2% 증가한 2조6700억원의 매출 계획을 세웠다.
트레이더스의 강점은 연회비나 특정 결제수단을 제한하지 않는 범용성과 편의성이 꼽힌다. 유료 회원제가 아닌 열린 형태의 창고형 매장을 추구하는 차별화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이다.
창고형 매장 후발주자인 홈플러스도 스페셜 매장을 오픈형으로 선택했다. 연회비 없이 일반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꾸려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빅마켓 유료회원제 폐지가 점포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쇼핑이 전체 점포에 30%에 달하는 200여개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적이 부진한 롯데 빅마켓이 구조조정 대상 선순위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점포수도 5개에 불과해 사업성 측면에서 봤을 때 사업을 유지할 필요성도 낮아졌다. 유료 회원제로 운영 중인 만큼, 연회비 환불 등 점포 철수를 앞두고 필요한 사전 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 빅마켓은 6월부터 유료회원제를 폐지하는 것은 맞다”면서 “향후 사업 전개 방향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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