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급속 확산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입국제한이 1일 기준 78개국까지 확대되면서 관계 부처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우리 국민의 입국 불편을 넘어 기업의 해외 경영, 수출 활동에도 차질이 예상돼 지원책을 검토했다. 다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땅치 않아 기업을 위한 실효성 높은 대책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외교부는 세계 각국의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가 확산되자 해외 정부를 상대로 자제 요청을 하고 있다. 외교부는 주한 외교단을 상대로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진정을 위해 취한 조치 내용과 해당 조치를 취한 배경 △우리나라가 효과적이고 강력한 방역체계를 갖추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조기수습 의지를 갖고 있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실효는 없는 편이다. 입국제한을 취하는 나라가 계속 늘고 있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조금 더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가급적 이런 조치가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경제부처는 입국제한 조치로 인한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고심 중이다. 국가별로 한국인 입국제한을 확대하면서 기업 차원에서 한국 회사와의 미팅 등을 거부하는 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코로나19 산업·무역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대응한다. 정승일 차관을 단장으로 △감염병 대응 TF 지원과 비상대책을 총괄하는 '총괄반' △기업 업무지속계획(BCP) 가동 준비와 업종별 애로사항을 접수하는 '기업상황점검반' △해외진출기업 애로사항을 접수·해소하고, 대중(對中) 무역금융·마케팅을 지원하는 '실물경제점검반' △중국 정부·지방정부 동향을 살피는 '대외협력반'으로 나눠 대응하고 있다. 기업애로 해소를 지원하고, 공급안정성·유동성을 확보해 기업 피해를 줄이겠다는 방책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의 해외 전시회 참석이 제한됨에 따라 발생하는 위약금과 취소 금액 등을 예산 범위 내에서 보전하는 방향을 검토한다. 현재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수출컨소시엄 사업을 비롯한 수출전시회 지원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3~4월 중 중국 전시회 10여건을 비롯해 일본과 동남아 등지에서 전시회가 예정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기중앙회나 KOTRA 등을 통해 실시하는 전시회 관련 집행 비용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개별 해외 출장에 대해서는 수출바우처 사용 기한을 6개월 가량 연장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종식되고 입국 제한이 해제된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중기부는 이 사업을 통해 스타트업, 내수기업, 수출초보기업 등 중소기업에게 성격별로 3000만~1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전시회·행사 참석 뿐만 아니라 해외규격인증, 홍보 등 다양한 수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들 조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이 (한국인 입국제 한에 따른) 애로사항을 제기하더라도 현재 각 국이 비상인 상황에서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