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시대 국민이 갖춰야 할 소양을 기르고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청사진을 만든다. AI 융합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34개 고등학교를 선정하고, 교육대학원에 AI 융합교육 전공을 연 1000명 규모로 신설한다. AI 교육을 개발자 양성 중심에서 벗어나 온 국민의 활용 역량 제고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
초등학교 1학년을 '학부모 안심학년제'로 운영해 기초학력부터 등하굣길 안전과 돌봄까지 공교육의 책임을 강화한다.
교육부는 포용·혁신·공정·미래를 핵심 주제로 한 2020년도 업무계획을 2일 발표했다.
정부는 AI 시대가 전면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초·중·고 AI 교육 기반을 조성한다. 그동안 교육 과정에서 AI는 '일반 교육을 맞춤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툴(도구)'로 받아들여졌다. AI 교육이라 하면 개발자를 양성하는 전문가 교육에 그쳤다.
정부는 AI를 사회 대변환을 가져올 전환점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응한 교육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소프트웨어(SW) 교육을 미래사회 소양을 기르기 위한 AI 교육으로의 전환 작업을 준비한다. 올해는 모든 초·중학교 SW 교육이 의무화되는 해다. 앞으로 AI 교육은 미래 AI 시대에 온 국민이 AI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실생활에 활용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교육부는 상반기 정책연구를 거쳐 연내 초·중·고 단계별 교육내용 기준(안)을 수립한다.
고등학교에서는 AI 기초·융합 선택 과목을 신설, 내년에 적용한다. 올해 AI 융합 교육 과정 운영 고등학교를 34곳 선정, AI 교육 우수 모델을 발굴한다. AI와 SW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주제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도 확산시킨다.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연 1000명 규모의 교육대학원 AI융합교육 전공을 신설한다. 연간 2500명이 이수하는 SW 교육 핵심 교원 연수를 AI 전문 연수로 전환하고 원격 연수 콘텐츠를 보급한다.
교육부는 이를 포함해 AI 교육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AI 교육 종합방안'을 하반기에 수립, 발표한다.
AI 교육 인프라도 구축한다. 2024년까지 모든 초·중·고 교실에 기가급 무선망(와이파이)을 설치할 계획이다. 올해 초·중학교당 최소 60개의 스마트기기를 보급하고, 모든 초·중·고에 최소 4개 교실 이상의 무선환경 구축을 완료한다.
대학에는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 학과를 신·증설한다. 교육부는 대학이 첨단 학과 운영에 부합하는 교육 여건을 제공할 수 있도록 우수 운영 학과 중심으로 소요 예산 지원도 검토한다.
올해 업무계획에는 산업·지역 수요 맞춤형 인재 양성도 핵심 사업으로 담겼다. 교육부는 대학·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지역 상생 체계를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 사업'을 새로 추진한다. 3개 지역에 1080억원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이달 1일자로 '지역혁신대학지원과'를 신설했다.
부처별로 지원하는 대학 관련 사업을 연계하고 정보를 취합할 수 있도록 협업 과제 협의회도 구성한다. 지난 달 교육부 차관 주재로 첫 회의를 가졌다.
초등 1학년을 대상으로 한 '학부모 안심학년제'도 올해 새로 추진할 역점 사업이다. 수업만으로 기초학력이 부족하면 담임교사, 상담교사 등 다중지원팀을 통해 추가 지원한다.
기존 교실을 놀이와 쉼이 가능한 복합형 공간으로 혁신한다. 하반기부터 1학년 교실 50%를 바꾸는 것이 목표다.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등하굣길 안전, 방과후 돌봄, 학습준비물 준비 등에 대한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지원할 계획이다.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지역 CCTV 2087대, 신호등 2146개를 상반기부터 우선 설치한다. 옐로우카펫, 노란발자국 등 식별 용이성 강화 시설 초등학교(100교) 시범사업을 하반기에 행안부·경찰청 협업해 추진한다.
교육부는 미래형 교육체제로의 전환도 준비한다.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올해 마이스터고부터 도입한다. 학교 공간은 미래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올해 600개교 교실을 혁신할 계획다. 학교 전체 공간을 전면 재구조화하는 사업도 7000억원을 투입해 50개교를 선정·추진한다. 미래 교육 환경 및 정책 변화를 종합 반영한 '2022 교육과정' 및 '미래형 수능 및 대입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준비도 착수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올해를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과 교육 공정성을 한 단계 높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할 혁신 인재를 양성, 인재 강국으로 도약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