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웹보드게임 규제 완화, '시장 성장vs도박 마중물' 비등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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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을 기점으로 고포류 게임 시장 성장이 점쳐진다. 1일 손실한도 10만원 규제 폐지를 앞두고 있고 iOS 시장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성인 자율권을 침해하던 규제 철폐는 당연하다는 의견과 규제 완화가 사행성을 독려한다는 의견이 여전이 맞선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고포류(고스톱·포커류) 사업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포커, 맞고 등 성인용보드게임(웹보드게임)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게임산업진흥법에 남아있는 1일 손실 한도 규제까지 폐지되면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1일 10만원 손실 한도란 이용자가 현금 10만원 이상 게임머니를 잃으면 강제로 24시간 동안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다. 2014년 2월 도입됐다. 월 구매 한도와 베팅 한도가 한 차례씩 완화됐지만 손실에 따른 이용제한 규제는 유지됐다. 추가 결제 여부와 관계없이 게임 자체를 강제로 제한하기 때문에 성인 자율권 침해라는 지적이 있었다.

웹보드 규제가 완전 일몰되는 3월 말부터 완화된 환경에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만 남겨두고 있다.

웹보드게임 시장은 규제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2014년 웹보드게임 규제 시행 이후 매출은 급감했다. 2011년 6370억원에서 2016년 2268억원까지 5년 새 60% 이상 줄었다. 웹보드게임 이용자 50% 이상이 이탈했고 이용 시간도 줄어들었다. 2016년 구매 한도가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랐을 때 NHN 웹보드 PC 게임 매출은 작년 대비 31% 늘었다. 일일 손실 한도 관련 규제가 폐지되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국내 웹보드게임 시장은 NHN(NHN스타피쉬), 네오위즈(네오위즈플레이스튜디오), 넷마블(천백십일)이 분할하고 있다. PC온라인 시절부터 1위 자리를 지켜온 NHN을 필두로 네오위즈, 넷마블 순으로 규모를 꼽는다.

게임사는 크로스플레이, 인공지능(AI)으로 게임성을 끌어올린다. 신규 게임도 출시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웹보드게임은 20% 이상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외부활동이 크게 줄어 이용자 연령대가 높은 웹보드게임은 외부 활동 감소에 따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본질은 도박과 같다며 지나친 규제 완화는 도박을 합법 테두리로 끌어올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웹보드게임이 카지노, 경마, 경륜, 복권 등 합법적 도박과 같이 베팅 한도로 관리받는 것을 근거로 내세운다.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머니방'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불법행위가 음지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점조직 혹은 바지사장을 내세운 개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근절이 쉽지 않다. 이를 통해 경마에서 불법 사설 경마로 넘어가듯 PC·모바일 게임 경험이 하우스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환전상을 운영했던 사업자는 “한도제한은 다중계정 등으로 충분히 우회할 수 있어 '판돈'을 맛보기엔 최적의 조건”며 “규제가 완화된 웹보드게임은 진짜 도박 하우스로 '입문'하게 하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