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듀폰 SiC 웨이퍼 인수 완료…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 키운다

SK실트론 구미 본사 전경
SK실트론 구미 본사 전경

SK실트론이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을 본격 육성한다. SiC 웨이퍼는 전기차 시장 확대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양산할 수 있는 업체가 몇 안 돼 공급이 부족한 소재다. 국내 유일이자 세계 5대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이 SiC를 '신무기'로 장착해 귀추가 주목된다.

SK실트론은 지난달 29일 미국 듀폰으로부터 SiC 웨이퍼 사업부 인수를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4억5000만달러(약 5400억원)다.

SiC 웨이퍼 사업부는 미국 미시건에 연구개발 조직과 공장을 두고 있다. 이에 인수된 사업부는 SK실트론의 미국 자회사 형태로 남는다. 미국에서 SiC 웨이퍼가 생산, 공급되고 증설과 같은 향후 투자도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SiC 웨이퍼는 고경도, 내전압, 내열 등 특성을 가져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전기자동차나 5G 네트워크 등에 사용되는 전력 반도체용 웨이퍼로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미국 크리(울프스피드)와 일본 쇼와덴코, 덴소, 로옴 등 양산할 수 있는 곳이 적고 만들 수 있는 웨이퍼 크기도 작다. 전력반도체 수요는 늘어나지만 SiC 공급은 적어 ST마이크로와 반도체 제조사들은 SiC 웨이퍼 생산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거나 전략적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세미컨덕터의 차량용 반도체
온세미컨덕터의 차량용 반도체

SK실트론의 이번 인수는 국내 기업이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재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전력반도체 산업 기반이 취약한 상황으로, 중요 소재 확보에 따라 유관 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SK실트론은 또 듀폰이 보유하던 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과 기존 주력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실트론 관계자는 “SiC 웨이퍼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라며 “기술 투자와 생산 증설 등을 추진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육성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SK실트론은 구미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내 유일의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다. 1983년에 설립됐고, 지난해 1조542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대만 총 5곳에 해외법인과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세계 실리콘 웨이퍼 판매량의 약 17%(300mm 기준)를 공급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 하이닉스, 인텔, 마이크론 등이다.

SK실트론, 듀폰 SiC 웨이퍼 인수 완료…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 키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