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늘어난다 vs 줄어든다…내달 배민 새 광고 정책 시험대

수수료 늘어난다 vs 줄어든다…내달 배민 새 광고 정책 시험대

오는 4월 개편될 배달의민족 광고 시스템 세부사항이 속속 드러나면서 실질적인 수수료 인상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표면적으로는 '수수료 인하'라고 발표됐지만 월 정액제에서 주문 건당 수수료율 체계로 중심축을 옮기는 변경이라 실제 광고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되면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딜리버리히어로와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수료 인상을 추진한다는 인상을 줄 경우 승인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4일부터 고객센터 및 담당 직원을 통해 새 광고 시스템 '오픈서비스'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 업주 대상 홈페이지를 개편하며 광고 시스템 개편을 위한 본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정책 변경은 기존 광고 시스템에서 업주 간 경쟁이 과도하는 지적에서 출발했다. 자금력 있는 업주들이 특정 지역 기반 광고를 대량 구입하면서 생태계 건전성을 침해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배민은 특정 업주에게 광고를 집중 판매하는 정액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다수 업주 매출에 기반한 정률 정책으로 선회했다.

새 정책 '오픈서비스'는 주문이 발생 시 건당 5.8%(바로결제는 수수료 2% 별도) 수수료를 매긴다. 기존 시스템에서 구입한 광고 대비 매출이 적었던 업주는 이익, 반대 경우는 손해다. 단순 계산 시 깃발 광고 1개(8만8000원)당 월 매출 발생액 약 150만원이 기준점이 된다. 이를 기준으로 광고비를 적게 집행하면서 매출을 크게 가져갔던 업주들에게는 수수료 인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가맹점주는 “깃발 3개(26만4000원)로 월 매출 2000만원을 올렸다면 제도 개편 이후에는 월 156만원으로 부담금이 확 뛴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공개된 정책 세부사항을 살펴보면 정률제 광고는 지역에 따라 광고 슬롯이 무제한으로 판매된다. 주문자와 실제 매장 위치간 거리를 3가지 구간으로 나누고, △쿠폰 제공 여부 △선호도(주문취소율, 재주문율 반영) △신규(90일 이내 등록) 점수를 합산해 높은 점수를 받은 가게가 상단에 노출된다. 어느 조건에 가중치가 붙는지는 비공개다.

다른 변수는 조정이 어렵기 때문에 업주 간 쿠폰 동원 출혈경쟁으로 다시 비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다. 소비자들에게는 기본 메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자금력이 아니라 이용자 분들에게 좋은 평가와 선택을 받은 업체일수록 상단에 노출되는 방식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업주들도 신규 정책 도입을 망설이는 분위기다. 합심해 기존 광고 상품을 유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 울트라콜은 매장 당 구입이 3개로 제한되기 때문에 모든 업주가 단체 행동에 성공할 경우 경쟁 없이 적은 수수료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업체라도 새 정책을 도입하면 가장 먼저 이득을 보게 되는 시스템이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전반적인 반응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