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벤처투자도 적신호..."상반기 투심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침체에 코로나19 확산 덮쳐
총회.펀드 결성 시한 미루는 등
?VC 출자자 확보.투자 집행 난항
업계 "출자 확약.제출 연기 검토

코로나19 확산으로 벤처투자 시장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벤처펀드 결성과 출자자 확약 등 각종 절차가 미뤄지고 있다. 모태펀드 등은 지난해 출자한 일부 펀드의 결성을 연기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 선정된 벤처캐피털(VC) 2개사는 중소벤처기업부에 펀드 결성 시한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중기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관련 조합의 펀드 결성 시한 연기를 승인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1~2월에는 지난해 하반기 결성한 펀드의 집행과 신규 펀드 결성을 위한 절차가 이뤄지곤 한다”면서 “새 펀드 결성을 위해 기존 펀드 투자 집행에 나서던 1월과는 달리 2월 들어서는 여러 절차가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벤처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벤처펀드 투자금액은 지난해 1월 1754억원에 비해 증가한 2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례적으로 연초에 투자가 집중됐던 2018년 1월(4761억원)에 비해서는 다소 모자란 금액이지만 정부의 벤처투자 활성화 방침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다.

하지만 지난달부터는 코로나19 확산에 투자 집행과 출자자 확보 등 활동도 잦아들기 시작했다. 특히 주요 출자 기관과의 미팅이 줄면서 최종 펀드 결성을 위한 총회와 출자 확약 작성 등 절차가 미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사실상 올해 상반기 신규 투자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특히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를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쉽게 이뤄지지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아마 코로나19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더라도 두어달이 걸릴 텐데, 해당 기간 동안은 기존에 심사했던 기업을 대상으로만 투자 심사가 이뤄지고 새로운 기업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면서 “경기 침체에 따른 출자자의 투자 심리 악화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설 VC의 출자자 모집은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 대형 VC 출신 심사역은 “투자 심리가 악화되는 것이 불보듯 뻔한 만큼 출자자 입장에서도 믿을 수 있는 대형 VC가 아니고는 출자 심리가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태펀드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출자 확약 제출 연기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에서는 교육계정 분야에 대한 출자제안서 접수 기한을 오는 12일에서 20일로 일주일 가량 늦췄다.

중기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벤처투자 증가세가 꺼지지 않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확산세 등으로 출자자와 미팅이 어려운 만큼 출자확약서(LOC) 확보 여부 등은 다소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