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광합성에 필수 역할을 담당하는 기공의 발달 원리 중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세포 조절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향후 인류 식량난 해결을 위한 농작물 생산성 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곽준명 뉴바이올로지전공 교수와 김윤주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식물의 기공을 형성하는 공변세포 발달 조절에 '제어 RNA(miRNA)'의 역할과 원리를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식물은 잎 표면에 뚫린 미세한 구멍인 기공을 통해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부산물인 수분과 산소를 배출하며 성장한다. 또 환경 변화에 따라 기공 수와 분포를 매우 정교하게 조절, 효율적인 광합성을 통해 성장한다.
기공을 형성하는 특수한 세포인 공변세포는 식물 잎과 줄기 등 표피에 존재하며 한 쌍이 마주 붙어 기공을 이루는데, 공변세포 팽압 조절로 기공의 개폐 작용이 이뤄진다. 공변세포는 자가 재생하는 특화된 줄기세포에서 증식, 분화하는 과정을 거쳐 성숙한 공변세포로 발달한다. 따라서 공변세포 발달은 식물 생장에 필수적인 기공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공변세포의 발달은 학계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세포 분화 과정과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어 RNA를 통한 기공 발달의 후성유전적 조절 메커니즘은 알려진 바가 없다.
연구팀은 공변세포의 각 발달 단계마다 제어 RNA를 분리할 수 있는 분자유전학적 시스템을 고안했다. 공변세포 계보의 제어 RNA가 발달 단계에 따라 역동적으로 발현함을 밝혔다. 더불어 공변세포 제어 RNA 표적 유전자를 예측해 공변세포 발달의 유전자 네트워크도 확립했다.
특히 공변세포 제어 RNA를 억제 또는 과발현시키면 기공 발달과 분포에 결함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기공 발달 조절 메커니즘을 밝힐 수 있는 단서도 찾았다.
곽준명 교수는 “공변세포 제어 RNA를 대량 발굴함과 동시에 제어 RNA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메커니즘으로 공변세포의 분화와 발달에 기여한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며 “농작물 생산 증가에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2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