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에 나란히 신규 사업장 개점을 앞둔 롯데와 신라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베트남 하늘길이 닫히면서 마무리 작업에 차질을 빚는데다, 글로벌 관광시장이 위축돼 개점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달 말 개점 예정이던 롯데면세점 다낭시내점 오픈을 다소 미루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현지로 인력이 넘어가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대부분 출장이 막혔다”면서 “기존 일정대로 사업을 추진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다낭시내점은 베트남 내 4번째 사업장이다. 기존 3개점은 전부 공항면세점으로 이번이 베트남 내 첫 시내면세점이다. 다낭이 국제적 관광도시로 떠오른 만큼, 롯데가 거는 기대도 컸다.
당초 작년 오픈 예정이었지만 현지 라이선스 취득이 늦어지며 올해로 일정이 밀렸다. 올해 해외사업 매출 1조원 달성 목표를 제시한 롯데면세점 입장에선 다낭시내점의 빠른 연착륙을 기대했지만 코로나 변수로 인해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호텔신라도 비슷한 처지다. 내달 4일 신라호텔 모노그램 첫 매장을 베트남 다낭에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이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모노그램은 신라호텔이 해외 진출을 위해 기존 '더 신라', '신라스테이'에 이어 선보인 호텔 브랜드다. 특히 '모노그램 다낭'은 신라 브랜드를 달고 해외로 진출하는 첫 모델로, 신라호텔은 이를 시작으로 글로벌 체인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었다.
다만 회사 측은 현재까지 큰 차질 없이 계획된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신라 모노그램 다낭은 홈페이지를 통해 4월 6일부터 예약을 접수받고 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모노그램 다낭은 현재 외부 공사를 완료하고 내부 및 주변시설에 대한 마무리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계획대로 문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외부 변수다. 국내 코로나 확산세로 베트남 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중단했다. 사실상 입국 금지다. 베트남은 앞서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와 최근 14일 이내에 이곳을 방문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한 바 있다.
한국과 베트남을 연결하는 항공편도 전면 중단된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오는 7일부터 전 베트남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할 방침이다. 베트남 현지 항공사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한국 노선 운항을 멈춘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다낭시내점과 신라호텔 모노그램 다낭 모두 베트남 다낭을 찾는 내국인 관광객을 주 타깃으로 한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초반 영업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