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가 이번에는 국회에서 '타다금지법' 허들을 만났다. 5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업 자체가 금지된다. 국토교통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개정안을 수정해 법안 통과를 추진 중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타다로 얻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며 막판 통과 저지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4일 열릴 전체회의에서 타다금지법 상정 여부를 놓고 논의 중이다. 본회의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국토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통과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어 상정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는 법안 통과 추진력을 얻기 위해 타다금지법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기존안은 플랫폼 운송사업자에 대해 '운송 플랫폼과 자동차를 확보한다'는 규정이 있어 렌터카 활용 여부가 불투명했다. 수정안은 '대여사업용 자동차(렌터카)를 임차한 경우'라는 내용을 신설했다.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법원 판결 취지를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타다 사업 향방을 좌우하는 핵심 조항 34조 2항은 수정안에도 그대로 남았다. 승합차 렌터카 사업자가 운전자 알선 시 '대여시간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일 경우'를 조건으로 달았다.
이날 타다는 박재욱 대표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해당 부분을 '졸속입법'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새로운 삶을 결정하는 최후 보루인 국회 법사위가 타다금지조항인 34조 2항 수정안을 막아달라”며 “20대 국회가 타다금지법 통과라는 주홍글씨를 남기지 않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법사위 법안 상정이 이뤄질 경우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열쇠를 쥐고 있다. 관행적으로 상임위 의결은 만장일치로 이뤄진다. 타다금지법 법안 통과를 일괄되게 반대해온 채 의원이 입장을 고수한다면 법안은 다시 계류된다. 제2소위로 회부가 결정되면 법안 통과 확률은 더 낮아진다. 남은 국회 일정이 빠듯한 점을 고려할 때 모빌리티 법제화는 21대 국회로 연기될 전망이다. 타다를 비롯한 렌터카 기반 업체들은 기존 모델 그대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다.
법안이 법사위와 본회의를 모두 통과할 경우 택시와 이해관계가 같은 모빌리티 업체들만 살아남게 된다. 모빌리티 플랫폼 7개 업체(카카오모빌리티·벅시·벅시부산·코나투스·KST모빌리티·위모빌리티·티원모빌리티)는 지난달에 이어 이날 재차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냈다. 법안 계류로 사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투자 유치가 어렵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들 업체들은 법안이 통과되면 '타입2'에 해당되는 가맹사업형 택시 규제가 완화될 것을 기대한다. 다만 법제화에 따른 실익은 뚜렷치 않다. 현재도 '카카오T블루' 등 다양한 가맹형 택시 사업이 어려움 없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진 무소속 의원이 공동교섭단체인 민주통합의원모임에 지난 2일 합류한 것이 변수로 꼽힌다. 타다금지법을 최초 발의했던 김 의원은 합류 목적이 '타다금지법 조속한 통과'라고 밝혔다. 현재 법사위 소속인 박지원 의원에게 힘을 주겠다는 뜻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국토부.민주당, 수정안 국회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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