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국가시범도시 스마트시티가 교육 혁신 모델로 주목한 '국제바칼로레아(IB)' 학교를 일부 학급에만 시범 적용해 기존 교육과정과 '투트랙'으로 운영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 박혜자)은 손민호 인하대학교 교수 등이 연구한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교육과정 도입방안' 연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연구는 국토교통부 세종 국가시범도시 추진단의 스마트시티 사업 시행계획 교육 부분 1차년도 설계 과제로 이뤄졌다.
세종 국가시범도시는 교통·교육 등 분야에서 혁신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교육 부문에서는 토론식 수업, 논술형 평가와 학생 참여를 극대화하는 IB 학교를 도입할 계획이다.
IB는 토론식 수업과 논술형 시험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교육과정으로 국제 인증으로 운영된다. 미국에서는 공교육에서도 도입돼 주목 받았다. 국내외 대학이 IB 프로그램을 인정한다. 국내에서는 서울, 대구, 제주 교육청이 도입을 타진 중이다. 국토부는 혁신적인 교육체계를 도입하면서 대학 입시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IB 학교 도입을 세종 스마트시티 시행계획에 담은 바 있다.
연구진은 IB 학교와 IB 프로그램을 분석한 후 섣부른 전면 도입보다는 일부 학급에 적용해 기존 교육과정과 투트랙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IB 교육이 참여형 교육을 강조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취지는 상통한다고 봤다. 교육과정 운영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에서 IB를 전면적으로 체계화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판단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2015년 개정으로 역량 및 성취기준이 도입됐고, 각 교과에서 다뤄야 할 지식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중앙 집중식을 기본으로 하면서 교사에게 순서를 바꾸거나 확대·축소·재구성은 허용하는 수준의 자율권을 보장한다.
하지만 IB는 교과서에 대한 기준과 교과별 지식 내용 요소도 거시적인 수준으로 대강화한다. 국가별 프로그램과 학력인증을 보편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대신 수업 설계 방식 및 평가체제 프레임워크와 교사연수 시스템에 집중한다. 이런 점이 우리나라에서는 체계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종 스마트시티에서 궁극적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혁신형 교육과정에 IB 장점을 제대로 접목할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연구진은 진단했다.
연구진은 IB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교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라고 분석하고 이를 현장에서 안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학교들도 IB 학교 인증을 받기 위해 2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지적했다. 교사가 연수받고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체계적인 전환이 가능하도록 다각도로 지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투트랙으로 운영하되 각 트랙은 수요자 요구에 맡기도록 운영하자고 했다. 학습자 학습권과 교수자 교육권을 다양하게 보장하자는 것이다. 공교육에서 IB를 운영하는 외국도 다양한 대입 수요나 진로를 충족해야 하는 고교 단계에서 투트랙 운영은 보편화된 운영형태다. 국내에서는 경기외고가 IB 프로그램을 일부 학급에 도입했다.
KERIS 관계자는 “IB는 새로운 교과내용 체계도 아니고 2015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바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면서 “혁신학교를 스마트시티에 도입할 때 대입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외 대학이 인정한 IB 학교를 검토한 것이고 이를 다양한 요소로 도입하는 것이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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