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 中 디스플레이 공장에 엔지니어 없다...생산량 증대 차질

주요 장비업체 귀국 조치 잇따라
현장 복귀 시점 더 늦춰질 전망
핵심 장비 운용 점점 어려워져
한국발 입국자 격리로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램프업(생산량 증대)을 추진하던 디스플레이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팹(fab) 핵심 장비를 운용하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현장 진입이 여의치 않아 가동률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각 지역 정부가 한국발 입국자를 격리 조치하는 방침을 세우면서 생산 일정 지연이 가시화되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모든 신규 평판디스플레이(FDP) 공장에서 대량생산과 램프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IHS마킷은 “현재 중국 내 FPD 공장 가동률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물론 올해 램프업을 계획했던 모든 현지 공장 생산일정이 늦춰지고 있다”면서 “당초 계획과 비교해 2~3개월 지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IHS마킷은 설비 엔지니어 부재를 각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램프업 차질 주요 원인으로 예상했다. 주요 공정 장비는 제조사 본국 엔지니어가 없으면 각 생산라인에 맞춰 설정·조정·시운전 등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장비업체는 자사 엔지니어들의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1~2월 귀국 조치를 취한 상태다.

IHS마킷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중국 내 여러 장비 업체를 확인했지만 엔지니어는 없었다”면서 “각 업체는 엔지니어 재투입 시기에 관해 명확한 지침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신규 주문 장비가 팹에 반입되지 못하는 것도 패널 제조사들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장비업체가 현장 투입 시까지 고객사 주문 제품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창고 비용 부담과 불량 재고 우려가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부 장비 제조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작업 재개 시에는 생산라인을 복구하기 위한 시간이 추가로 요구되기 때문에 패널 제조사 생산 일정은 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IHS마킷은 “중국의 코로나19 감염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한국, 일본에서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한국·일본발 입국을 제한하면 엔지니어들의 현장 복귀 시점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패널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중국 BOE 10.5세대 팹 우한 B17 램프업이 지연되고 있고, 다른 현지 공장 가동률이 70% 수준으로 하락해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나스타(CSOT)가 오는 3분기 가동 예정이었던 10.5세대 팹 T7도 일정을 조정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에서 국내 업체들의 단기 실적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LG디스플레이의 8세대 OLED 광저우 공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2분기부터 정상적인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