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ICT분야서 동의의결 활용↑...'OTT·마이크로모빌리티' 약관 현미경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온라인 쇼핑·플랫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마이크로모빌리티 분야 갑질근절과 소비자 피해 방지에 주력한다. 동의의결(자진 시정) 제도를 적극 활용하되, 피해구제에 무게를 둔다.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공시 제도도 손질한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공정위 업무 계획'을 발표하며 이렇게 밝혔다.

공정위는 우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질서 회복 조치, 피해구제 방안이 충분·타당할 경우 적극적으로 동의의결을 활용할 계획이다.

동의의결은 공정거래법을 어긴 기업이 피해 보상안 등을 담은 자진 시정안을 가져오면 이를 심사한 뒤 법적 제재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애플의 국내 통신사에 대한 광고비 떠넘기기 등 거래상지위남용건을 두고 동의의결 개시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동의의결을 활용하되 불공정거래행위로 입은 피해를 구제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정위는 플랫폼 사업자의 배타 조건부 거래, 끼워팔기 등 신규 경쟁사업자 시장 진입을 막는 ICT 산업 내 '경쟁제한' 행위도 집중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OTT, 마이크로모빌리티(1인 킥보드·스쿠터 등 소형 이동수단) 등 구독·공유경제 분야에서 계약해지, 환불과 관련해 소비자에 불리한 불공정약관도 시정한다.

공정위는 해외직구 소비자 피해에도 관계부처 합동 감시와 국제거래 소비자포털 정보 제공 등으로 대응한다. 온라인 중고거래 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플랫폼 등의 소비자 피해 사례도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이 밖에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집단의 부당한 이익 추구나 횡포를 막기 위해 올해 3대 공시제도에 대한 개선 작업에도 착수한다. 3대 공시는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및 공시, 비상장사 중요사항 공시, 기업집단 현황공시를 말한다.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가 대기업집단과 관련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대기업집단과 지주회사의 정보공개 대상이 확대되고, 더 자세한 분석이 이뤄진다. 총수 2·3세 지분율이 높은 회사의 내부거래 현황, 지주회사의 부동산 임대료 및 경영컨설팅 수수료 등의 공개와 분석이 오는 10∼11월께 추진될 예정이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