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의 대출 지원 신청이 빗발치고 있지만 실제 집행률은 3%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90% 이상인 추가경정예산안까지 통과될 경우 '쏠림현상'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심사 처리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중소벤처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최근 전국 소상공인센터에는 3만9000건에 이르는 코로나19 관련 대출신청이 접수됐다. 대출 요청 금액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한다. 2월 말을 기점으로 확진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손님 발길이 끊겨 피해도 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은 “지난달 매출이 70% 이상 줄었다”며 “자금 대출로 앞으로 한두달은 어찌 버티겠지만 4월까지 이어질 경우 폐업하는 곳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곡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전국 소상공인센터와 지역신용보증기금에서는 밀려드는 자금대출 신청을 소화해 내지 못해 불만이다. 관련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하다보니 심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의 대출이 집행된 건은 1500건 정도로, 집행률이 3.8%에 불과하다.
소상공인센터에서 접수된 대출건은 신보에서 심사를 거쳐 집행하게 된다. 하지만 신보 역시 하루 평균 지역센터별로 적게는 수백건, 많게는 수천건씩 들어오는 상황이다 보니 심사에 속도가 나질 않고 있다.
소상공인 관계자는 “지금 당장 가게의 존폐가 달린 상황인데, 대출 신청에서부터 나오기까지 두달 이상이 걸린다”며 “망하고 나서 대출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고 토로했다.
정부는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골자인 추가경정예산을 추진 중이다. 이달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긴급자금 공급, 보증 지원, 매출채권보험 등 금융지원 예산으로 1조5103억원을 편성했다.
중기부는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기 은행 퇴직자를 중심으로 긴급 인력투입에 나섰다. 하지만 이 또한 선발 과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 심사의 경우 은행권 출신이라고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에 인력 확보가 용이하지 않는 실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현장실사를 단축하거나 간소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또 임시로 민간 금융권과 심사 지원을 연계해 집행에 속도를 내는 방안 등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