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 내 여성 직원 비중과 임원 진출이 늘고 있다. 기업 내 요직을 담당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SW 기업에 주요직의 여성 진출이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유리천장'을 깨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본지가 '3·8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국내외 주요 SW 기업 여성 직원·임원 비율을 취합한 결과 외국계 기업은 비율이 높은 반면에 국내 기업은 외국계 기업보다 10% 이상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외국계 기업은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평균 25% 이상이었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SAS는 직원 40%가 여성으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SAP(34%), 세일즈포스(33%)도 평균 30%를 웃돌았다.
글로벌 정책에 발맞춰 한국지사의 여성 직원 비율도 높다. SAP코리아는 2015년 여성 직원 비율이 23%에서 올해 30%까지 7%포인트(P) 올랐다. SAS코리아도 여성 직원 비율이 약 33%였다.
국내 주요 SW 기업 가운데에는 더존비즈온(31%)을 제외하고 30%를 넘는 곳이 거의 없었다. 삼성SDS(24%), SK주식회사 C&C(19%), 안랩(17.5%) 등으로 20% 안팎 수준에 머물렀다.
여성 임원 비율은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한국IBM(40%), SAS(36%), 마이크로소프트(MS·27.6%), SAP(26%), 세일즈포스(23.7%) 등 대부분이 20%를 넘어섰다.
우리나라는 한글과컴퓨터와 안랩을 제외하고 조사 대상 기업 14개 기업(대형 IT서비스 5개사, 매출 500억원 이상 SW 기업) 모두 여성 임원 비율이 10% 미만이었다.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도 있었다. 약 절반은 여성 임원 수가 3명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은 SW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여성 인력에 주목했다. 수년 전부터 기업마다 여성 채용, 여성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무급 이상 여성 임원 비율이 40%에 이르는 IBM은 '크리에이팅 유어 리더십 저니' '빌딩 릴레이션십 앤드 인플루언스 프로그램' 등 중견 여성 직원을 임원으로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SAP는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15년에 “5년 안에 글로벌 여성 임원 비율을 25%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 2018년에 조기 달성했다. 이후 1년마다 1%P 높일 것을 추가로 지시했다. 전략적 리더십 직무에는 반드시 여성 인력을 최소 1명 포함해 역량 개발을 지원한다.
이에 비해 국내 여성 채용 우대 정책을 펼치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직장 내 어린이집 운영, 여직원 휴게실 제공, 여성 직원 휴·복직 시 희망 부서 배치 등 일반 복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수준이다.
한 외국계 기업 인사 담당자는 “여성 임원이 뛰어난 업무 성과와 함께 좀 더 투명하고 섬세한 리더십 스타일로 의사결정을 수행한다”면서 “이렇게 다양성이 확보됐을 때 회사는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고, 혁신 추진 원동력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뿐만 아니라 경영 현장 일선에서 검증되는 만큼 국내 기업도 숫자 맞추기식 채용·승진이 아니라 체계적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국내외 주요 소프트웨어(SW)기업 여성 임·직원 비율(자료:업계 취합)
※기사에 언급된 주요 기업만 포함. 비공개 희망 기업은 제외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