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가 올해 단순 투자를 넘어 창업자 선발, 보육, 투자까지 책임지는 액셀러레이터 사업에 뛰어든다. 오픈이노베이션 강화전략이다. 대웅제약, 휴온스, 한독이 사업목적에 액셀러레이터 활동 등 투자 관련 목적을 추가했다. 새로운 제약기업이 액셀러레이터 등 투자영역에 뛰어들면서 향후 오픈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한 제약사 직접 투자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액셀러레이터 활동, 벤처기업이나 창업자에 대한 투자 또는 조합 출자 등 사업목적 추가를 결의했다. 단순 투자뿐 아니라 창업자 선발, 보육, 투자와 함께 경영컨설팅업, 기술컨설팅업 등 다양한 영역에 나서기 위한 작업이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2020년 경영 방침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시장 진출 확대와 함께 개방형 협력을 통한 혁신신약 개발 등을 제시 한 바 있다. 국내 매출규모 1조원 기업 가운데 액셀러레이터를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은 대웅제약이 처음이다.
휴온스와 한독도 엔젤투자, 액셀러레이터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휴온스는 이미 오픈이노베이션실을 내부에 두고 다양한 기업에 투자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사업목적 변경은 사업다각화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다. 한독은 엔젤투자, 액셀러레이터 등과 함께 신규 바이오벤처 발굴과 공유연구소 운영까지 정관변경 사항에 담았다.
휴온스 관계자는 “유망한 제약 바이오 회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사업목적 변경을 진행한다”면서 “현재까지 구체적 활동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약, 바이오 기업 투자는 이례적 활동은 아니다. 유한양행은 액셀러레이터를 사업목적에 두고 있지 않지만 최근 4년간 10여개 바이오벤처에 2000억원에 달하는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액셀러레이터 등록 현황에 따르면 휴젤이 2017년 정부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마쳤다. 2018년 메디톡스가 초기 바이오 투자 등 목적으로 합류했다. 이외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은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차바이오텍), LSK인베스트먼트(에이치엘비) 등이 있다. 한미약품, 동아쏘시오홀딩스도 투자회사인 한미벤처스, NS인베스트먼트를 관계사로 두는 등 새로운 기업 찾는다.
제약 바이오 기업이 직접 투자, 액셀러레이터 등에 나서는 것은 '오픈이노베이션' 확대와 맞물린다. 신약개발 성공 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만 개발기간이 10~15년 이상 소요되며 투자비용도 1조원이 넘는다. 때문에 제약사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 등을 위해 직접 투자 등을 통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은 단순히 기술도입, 이전뿐 아니라 벤처기업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면서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은 자체 개발보다 신약개발 성공률이 약 두 배가량 높아 향후에도 다양한 기업이 뛰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