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암흑물질 후보 '액시온' 존재 규명에 근접

우리나라 연구진이 암흑물질 후보 '액시온' 존재 규명에 한 발 다가섰다. 미국 워싱턴대, 예일대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액시온 존재 추정 영역에 도달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단장이 이끄는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연구단이 액시온 신호 탐색을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엑시온은 강한 자기장과 만나 광자(빛)로 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이다. 물질과 반물질 간 비대칭을 설명해줄 수 있고, 우주를 채우는 암흑물질일 가능성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액시온이 존재할 경우 '양자색소역학(QCD) 액시온밴드'로 명명한 영역 내에서 신호를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QCD 액시온밴드는 액시온의 존재 질량 범위, 광자로 변환됐을 때 신호 크기 범위를 추정한 영역이다.

문제는 이 영역의 신호 크기가 아주 미약하다는 점이다. 형광등보다 1억경배 작은 수준이다. 검출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신호를 검출할만한 기술을 갖춘 곳은 미 워싱턴대, 예일대 2곳뿐이었다.

IBS 연구진이 활용한 실험장치
IBS 연구진이 활용한 실험장치

IBS 연구진은 6.62~6.82μeV 질량 범위에서 액시온을 탐색했다. 검출 범위는 QCD 액시온 밴드 영역에 도달했고, 이 영역에 액시온이 없음을 확인했다.

이 같은 성과는 자체 개발한 실험 장치 덕분이다. 연구진은 지구 자기장보다 16만배 강한 8테슬라 자기장을 내는 원통형 초전도 자석을 마련하고, 이 중심에 안테나를 삽입한 금속 원통을 넣었다. 자기장과 만나 광자로 변하는 액시온의 성질을 이용, 발생 광자가 원통 공진주파수와 일치하면 안테나로 신호를 읽을 수 있다. 실험과정에서 잡음을 줄이고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영하 273도 냉동기 안에서 진행했다. 2년 동안 테스트하고, 세달 동안 데이터를 수집해 결과를 얻었다.

이수형 IBS 연구기술위원은 “이 프로젝트를 2017년에 시작했지만 해외에서 수십년 동한 진행한 실험 수준을 따라잡았다”며 “지금보다 두 배 넓은 질량 범위를 6개월 내 탐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