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경산업기술원(원장 유제철)이 국내 환경 기업과 손잡고 탄자니아·베트남·세네갈 등 물 사정이 취약한 국가에 진출하며 주목받고 있다.
탄자니아는 연 강수량이 800㎜ 미만인 반건조지역이다. 특히 6월부터 10월까지 이르는 긴 건기에는 대부분 지표수가 마르는 물 기근 국가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아동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탄자니아에서 정수된 식수원을 이용하는 비율은 53%에 불과하다.
환경산업기술원은 2010년부터 탄자니아 주요 도시 상하수도와 폐기물 마스터플랜 수립을 지원해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도도마·아루샤·다레살람 상하수도 개선 타당성조사를 지원하고 발주처를 국내에 초청해 프로젝트 수주경쟁력을 높였다.
이에 힘입어 국내 환경기업인 제일엔지니어링은 2017년 탄자니아 아루샤 상하수도 시스템 개선사업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다레살람 하수처리 실시설계와 시공감리 계약을 체결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나아가 다레살람 하수처리사업에 한국수출입은행의 6000만달러 규모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을 확정, 국내 기업이 본사업을 수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역시 탄자니아 행정수도인 도도마의 하수처리사업 실시설계와 대외경제협력기금 본사업 차관 승인을 추진한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세네갈과 우간다 시장 진출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 사업에도 참여했다. 연내 라오스 기후변화 적응 강화를 위한 홍수 예경보 마스터플랜 사업 등도 시작될 예정이다.
환경산업기술원은 물 환경이 열악한 개도국에서 소규모 마을단위 맞춤형 환경 '적정기술' 보급도 지원한다. 적정기술은 해당 지역 환경, 경제, 사회 여건에 맞춰 적합하게 변경 또는 개선된 기술이다.
지난해 11월엔 다이텍연구원, 미드니와 함께 베트남 메콩강 하류 메콩델타 농촌 지역에 식수문제를 해결하는 정수시설을 완공했다. 마을 주민 300여명이 안전하게 먹는 식수를 공급한다. 해당 지역은 주민 절반 이상이 극빈층으로 오염된 하천수나 지하수, 빗물이나 우물 등을 이용했다. 다이텍연구원은 연말까지 설치시설 성능평가를 실시하고 베트남 지방정부와 함께 메콩델타 지역 농촌 마을을 대상으로 보급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세계자원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이 살고 있는 17개 국가가 심각한 물부족에 시달리며 관련 시장도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업 글로벌워터마켓 2018 자료에 따르면 세계 물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7252억 달러로, 2022년까지 8903억 달러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으로 국내 환경기술의 해외진출을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23일 부임한 유제철 신임 원장은 영상취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세계 환경문제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녹색산업 육성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유 원장은 “녹색산업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동력이 되도록 환경 산업체 지원과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