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내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발표한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우리나라를 상대로 단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불거진 기술 자립 및 공급망 안정을 위한 중장기 정책 방향을 담는다. 기술 경쟁력을 갖춘 우리 소부장 기업에 해외 판로를 제공하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도 적극 타진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최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소부장 특별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약 20년 만에 전면 개정된 특별법은 소부장 산업의 모든 주기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IAT 관계자는 “급격한 산업 환경 변화와 정부 정책 기조 등을 반영, 소부장 산업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종합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면서 “법 개정에 따라 준비한 1차 계획안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기획안에 △핵심 전략 기술 △특화 선도 기업 △전문 인력 양성 △특화단지 △협력 모델 △규제 개선 등 특별법 이행을 위한 정책 수립·추진 내용을 포함한다. 범정부 차원으로 산업 육성 노력을 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부처 간 협업도 확대한다. 또 전문가 중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한편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일본 수출 규제 이후 계속 강조된 '대외의존형 산업 구조 탈피' 기조를 유지하면서 수출 확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보완책 마련에도 힘을 쏟는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글로벌 분과를 추가 구성하는 한편 소부장 부문 국제 협력을 위한 연구 용역을 병행한다.
이를 통해 독일, 미국, 이스라엘, 러시아 등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중점 협력국 대상으로 양국 간 기술·제도 정보 제공, 현지 기업 인큐베이팅 지원센터 구축 방안도 검토한다. 해외 기관과 인력 교류·연수, 협력 네트워크 구축, 공동 프로젝트 발굴, 국내 기업 현지 진출 등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최근 신북방 정책 핵심 국가인 러시아와 함께 소부장 부문 협력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소부장 부문에 적용 가능한 원천·핵심 장비를 다수 보유한 러시아에서 타깃 기술과 협력 기술을 발굴, 국내 산업 공급망 안정 및 경쟁력 강화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목표다. 공동 R&D는 물론 기술 이전, 양국 기업 간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KIAT 관계자는 “실효성 있는 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