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20개국(G20) 정상은 26일 밤(한국시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G20 특별영상 정상회의'를 열고 국제 경제·무역 등을 보호하고 국제 협력을 증진하겠다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G20 정상은 이날 회의 후 △세계적 대유행 대응 공조 △국제경제 보호 △국제무역 혼란에 대한 대응 △국제협력 증진 등 회원국들의 공동 대응조치를 담은 'G20 특별 정상회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관한 성명'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생명을 보호한다 △사람들의 일자리와 소득을 지킨다 △신뢰를 복원하고 금융안전성 보존, 성장세를 되살리고 더 강하게 회복한다 △무역과 공급체인 붕괴를 최소화한다 △지원을 필요로 하는 국가들에게 도움을 제공한다 △공중보건과 금융 조치에 동조한다 등이다.
G20 정상은 국가 간 이동과 무역에 불필요한 장애를 유발하지 않도록 공조하기로 했다. 방역과 경제, 무역 등 각 분야 실무 협의는 각 나라 관계 장관들이 구체적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앞으로 가능한 모든 추가적 조치도 취할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필요한 경우 다시 정상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발언을 통해 한국의 방역·의료 대응 경과 등을 설명한 뒤 과학자·의사·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이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5번째 발언자(국가명 알파벳순)로 나선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보건 위협이 심각해지고, 국제 실물시장과 금융시장이 매우 위축돼 있다”고 진단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극복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G20 회원국들의 단합된 연대로 오늘의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독려했다.
지난 두 달간 한국은 코로나 19 도전의 중심에 있었다며 “아직 안심할 수는 없지만, 선제적이고 투명한 방역조치와 우리 국민의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방역 동참으로 점차 안정화되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이라는 3대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압도적으로 많은 검진, 확진자의 감염경로 추적, 확진자는 물론 밀접접촉자의 격리·출국금지 등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것만이 감염 확산을 방지하고 희생자를 줄이는 최선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이 과정에서 모든 창의적인 방법들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빠르면서 정확도가 높은 진단시약을 조기에 개발했고, 최대한 빠른 검진과 감염 예방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가 설치됐다고 소개했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자가격리 앱'과 '자가진단 앱' 설치를 통해 자가격리자들이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WHO 권고에 따라 사람과 물자의 국경간 이동 제한을 최소화하면서도, 방역 효과는 극대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다며 '특별입국절차'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외국으로부터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국가로부터 입국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내·외국인 모두 차별없이 입국 단계부터 철저하게 검사해 해외로부터의 감염원 유입을 통제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관련 정보를 국내외로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한 부분도 알렸다. 신규 확진자 수, 검사 건수, 지역별 분포 등 모든 역학 관련 정보를 매일 업데이트해 배포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의 방역 및 경제 대응 정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프랑스와 캐나다, 미국 등 세계 여러나라는 한국에 방역 정책 및 의료 물품 지원 등을 요청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방역조치를 지속 개선·보완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의 성공적인 대응모델을 국제사회와도 공유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소비와 투자, 산업 활동 위축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총 1000억달러(132조원) 규모 과감한 확장적 거시정책과 금융안정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결정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등을 위한 260억달러(32조원) 규모의 패키지, 800억달러(100조원) 규모의 기업 지원을 위한 긴급자금 투입 등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이 살아야 국민들의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고 국민들의 일자리가 유지돼야 경기 부양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 연대 강화와 정책 공조를 통해 코로나19 극복이 가능하도록 3가지 안도 제시했다.
첫째는 △G20 회원국은 코로나 19 방역 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힘을 모아 나가자 △보건 의료 취약국가 지원을 위해서도 협력하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코로나 백신 개발 노력과 보건 분야 개발 협력 및 개도국의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 노력에도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확장적 거시 정책을 펴야한다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강화하고 저개발·빈곤국의 경제 안정을 위해서도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G20 차원의 액션플랜을 도출하자는 의장국(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안을 지지하며, 앞으로 구체 협력방안들이 심도있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셋째는 국가간 경제교류의 필수적인 흐름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각국의 방역 조치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학자, 의사, 기업인 등 필수 인력의 이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