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연 4~5% 저리 대출을 제공하려던 계획이 전면 보류됐다. 서울시가 해당 대출에 금리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차(조달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보전에 나서려던 계획이 코로나19 지원 등에 자금이 쏠리면서 여력이 없어 잠정 중단된 것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에 저리 대출을 하려던 저축은행으로서는 아쉬움이 커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와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서울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4~5%대 저리 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로 한 계획이 보류됐다.
이 상품은 서울신용보증재단이 대출금액을 보증하는 보증부 상품이다. 대형 저축은행 3곳과 금융그룹 저축은행 5곳이 총 50억원을 출연하고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출연금의 12배를 보증한다. 웰컴저축은행이 20억원,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각각 10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서울시가 추가 자금을 투입해 1.3% 수준 금리 부담을 줄인다. 따라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최저 약 4% 수준으로 대환이나 전환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가 추진한 저리 대출 상품 출시가 보류됐다. 서울시가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을 위해 5조9000억원 자금을 투입하는 등 지원에 나서면서 해당 상품에 투입할 자금의 재원마련이 어려워진 이유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금리 수준을 최종 조율하는 등 마무리 단계까지 왔지만 코로나19로 서울시 자금이 이쪽부분에 투입되면서 추가 재원마련이 어려워 해당 상품 관련 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향후 사태가 진정되고 추가 재원이 마련되면 사업 재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자금이 필요한 경우 시중은행 등이 하는 코로나19 정책대출을 이용할 경우 연 1.5% 초저리 대출이 가능해 당장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에 저축은행업계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리 대출 상품이 완전 무산된 것은 아니며 향후 사태가 진정되고 금리가 종전 수준까지 올라오면 재개되지 않겠느냐”면서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도 “고금리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면서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려던 계획이 중단돼 안타깝다”면서 “향후 다시 이 사업이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
박윤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