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에서 암약하는 최정예 비밀요원 킹스맨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무장했다. 킹스맨 요원이 사망한 이후 국제 범죄조직에 대항할 새로운 요원을 찾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각지에 흩어져 있는 요원을 같은 시간과 장소에 모으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기에, 킹스맨 본부는 텔레프리전스(원격회의) 기술을 활용한다.
고풍스러운 회의실에 탁자와 의자는 텅 비어있지만, 주인공이 특수 안경을 쓰자 각 본부의 비밀요원이 영상으로 나타난다. 실제 회의실에 앉아 있는 것처럼 세계 각지에서 모인 요원 각자 표정과 입체감, 동작이 생생하다. 탁자 위에는 영상으로 구현한 물컵까지 놓여 있어 실제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킹스맨에 등장하는 첨단 기술은 흥미를 배가하는 요소다.
'킹스맨: 골든서클'에 등장하는 홀로그램과 증강현실(AR)을 응용한 텔레프리전스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초실감형 원격회의 솔루션 미래를 제시하는 듯하다.
킹스맨에서는 AR 방식으로 홀로그램을 구현했지만 특수 안경 없이 가능한 입체 컬러 홀로그램 기술은 이미 상용화됐다. K-라이브 홀로그램 공연장을 비롯해 홀로그램으로 구현한 실감 나는 공연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다만 현재 홀로그램은 허공에 영상을 맺게 하는 투명 스크린 등을 활용했다. 킹스맨과 같이 공기 중에 영상을 띄워 빛으로 영상을 표현하는 기술은 연구가 지속 진행 중이다.
홀로그램을 활용한 초실감·실시간 텔레프리전스를 구현하기 위한 또 다른 핵심기술은 5G다. 킹스맨 회의에는 요원 7명이 홀로그램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1명당 초당 수십GB에 이르는 홀로그램 영상을 안정적으로 실시간 전송하려면 최대 20Gbps 속도, 1ms(0.001초) 대 저지연성능을 구현하는5G 기술이 필수다.
코로나19 사태로 업무와 교육에서 원격회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하지만 원격회의 솔루션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보다 생동감 있고, 현실에 존재하는 듯한 영상회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글로벌 홀로그램 시장은 2025년에는 700억달러(1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영상회의는 물론이고, 전시 공연 등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디스플레이, 콘텐츠, 이동통신 산업 성장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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