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가 예년보다 감소하며 공기청정기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원래 공기청정기는 연중 봄철에 가장 많이 판매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이나 국내 공장 가동 중단, 자동차 이용 감소 등으로 대기질이 예년보다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5일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3월 중순 이후 하락 추세를 보였다. 4월 2주 간 판매량은 그 전 주와 비교해 10%, 전월 동기 대비 41% 줄었다. 올 3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 월비 17% 증가했다.
전자랜드는 4월 1일~12일 동안 판매한 공기청정기 수량은 전년 동기대비 16% 하락했다고 밝혔다.
가전 유통업계는 4월 들어 공기청정기 판매 정체가 두드러진다고 입을 모았다. 봄철 공기청정기 판매 성수기임에도 판매량이 정체, 감소한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올 봄 들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날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계절 가전은 날씨와 미세먼지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올해 3월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국민 체감과 밀접한 초미세먼지 '좋음'이었던 날은 13일에서 28일로 크게 늘었다. 초미세먼지 '나쁨' 일수는 35일에서 22일로 감소했다.
공기청정기는 2분기 가전업체들의 핵심 매출원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상황이어서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소비 심리도 더욱 위축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위생가전이 주목 받으면서 1~3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성장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기청정기, 건조기, 청소기 등 위생가전 판매 호조에 힘입어 1분기 실적은 선방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2분기부터 본격 코로나19 여파가 가시화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1년 중 공기청정기 판매가 2분기 실적을 견인해야하는데, 예년과 달리 판매가 둔화하고 있다”면서 “이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