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전력공급 예비율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포인트(P)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계절성 요인에 더해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제조·서비스 등 산업 현장에서 전력 수요가 급격히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산업계 영향이 심각해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22일 전력거래소는 이달 1~20일 일일 전력공급예비율이 평균 43.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예비율이 평균 31.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11.5%P 상승했다.
전력공급 예비율은 전력설비 공급 용량과 최대 전력 차이인 공급예비력을 최대 전력으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다. 예비율이 높을수록 그만큼 전기가 남아도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발전 전력 가운데 40% 이상이 남았다.
이달 전력예비율은 전년과 비교해 확대 폭이 컸다. 일일 전력예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월에는 평균 3%P, 3월에는 1.2%P 각각 상승했다. 2월에는 1.9%P 하락했다. 그러나 이달에는 지난해보다 11.5%P 상승하면서 변동 폭이 커졌다. 이는 봄철 전력 수요가 줄어드는 계절성 요인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제조업과 상업시설 영업이 부진하면서 전력 사용량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1~20일 일일 최대 전력은 평균 6173만㎾로 전년 같은 기간(6468만㎾)보다 295만㎾ 적다. 또 일일 최대전력 증가율은 지난달 15일 이후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최대 전력은 1시간 평균 전력이 최대인 전력 수요 값을 뜻한다. 전력 수요 전반이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전기 사용량 가운데 산업용 전기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제조 현장에서의 전력 수요 부진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 인한 수출 감소는 이달 들어 영향을 본격화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1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9억9000만달러(26.9%) 줄었다. 이 기간 일평균 수출액은 15억달러로 지난해(18억달러)보다 16.8%(3억달러) 감소했다. 전력거래소는 태양광 설비 확대로 인한 전력 공급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1~20일 일일 공급 능력은 평균 8808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91만㎾보다 217만㎾ 늘었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봄에는 통상 계절성 요인으로 인해 전기가 많이 남아 수요가 감소한다”면서 “올해는 태양광 설비 확충으로 인한 (봄철)공급 능력도 확대돼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2020년 1~4월 전력수급 실적 (단위:%, 만kW)
자료: 한국거래소 바탕 재분석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