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은행을 대체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뛰어난 접근성을 앞세워 상품 구매는 물론 금융 서비스까지 한꺼번에 해결하는 편의성을 확대하고 있다. 점주 입장에서도 금융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고객을 끌어모아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 업체는 금융자동화기기 도입을 확대하고 관련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금융자동화기기가 도입된 점포는 전국에 약 2만9000개다. 전체 매장의 70%에 육박한다. 여기에 이마트24나 미니스톱 등을 포함하면 편의점 금융자동화기기 수는 3만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019년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국내 점포는 3500여개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약 10% 줄었다. 이 가운데 일부를 편의점 금융서비스가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겉으로 보면 GS25가 금융자동화기기 운용에 가장 적극 나서고 있다. GS25는 총 점포의 약 90%에 육박하는 1만2000여곳에 자동화기기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 KB국민, 우리, 광주, 저축은행중앙회, K뱅크, 카카오뱅크, SC제일은행 등 제휴 은행도 늘려 가고 있다.
지난해 자동화기기를 통한 입출금 및 이체금액은 총 6580만건이었다. 거래 금액은 11조원을 넘어섰다. 일 평균 300억원 이상이 GS25의 자동화기기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CU도 1만1000개가 넘는 자동화기기를 운영하고 있다. CU는 단순 입출금 및 이체 서비스뿐만 아니라 새로운 금융거래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CU는 고객이 매장에서 상품 구매 시 포스(POS) 시스템을 이용해 별도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신용카드 현금 인출 서비스'와 '24시간 무통장 송금 서비스'가 가능하다.
송금 서비스는 공인인증서나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 현금을 타인 계좌로 보낼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계좌 이체 방식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계좌로 이체하는 무통장 입금 서비스로 본인 명의 은행 계좌가 없는 외국인이나 청소년 등도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일반 현금입출금기(ATM) 대비 송금 수수료가 약 45% 저렴하다.
세븐일레븐도 전체 점포의 약 60%에 이르는 6000여개 점포에서 금융자동화기기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카카오뱅크,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씨티은행, 유안타증권, SK증권, KB증권, 롯데카드, 제주은행, 롯데캐피탈, 삼성증권 등 12곳의 금융기관과 제휴해 수수료도 면제된다.
편의점 금융서비스는 24시간 시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별도로 은행의 365일 창구를 방문하지 않아도 간단한 생필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임대료와 관리비 부담이 커져 오프라인 지점을 축소한 것도 편의점 금융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면서 “편의점은 고객 유입 효과로 상품매출도 늘릴 수 있어 금융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