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범위 초과 물품, 위장 반입, 원산지 조작 등 세관에서 벌어지는 불법 행위를 빈틈없이 적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차미영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 CI(KAIST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이 세계관세기구(WCO)와 협업해 스마트 관세 행정 알고리즘 '데이트(DATE)'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은 지난해 9월부터 WCO의 바꾸다(BACUDA) 프로젝트에 참여해 알고리즘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바꾸다 프로젝트는 '세관 데이터 분석(BAnd of CUstoms Data Analysis)' 앞 글자를 따, 한글의 '변화' 뜻을 담았다.
프로젝트 일환으로 WCO, 대만 국립성공대(NKCU)와 함께 알고리즘 데이트를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불법 행위 발생 가능성이 높으면서 세수 확보에 도움이 되는 물품을 우선 선별해 세관원에게 알린다. 기존 알고리즘은 검사 대상만 추천했으나, 데이트는 대상 선별 이유까지 설명, 적발의 근거를 세관원이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 3월 나이지리아 틴캔과 온네 항구에 데이트를 시범 도입해 테스트한 결과, 기존 전수 조사 통관 방법 대비 40배 이상 효율적으로 세관 사기를 적발할 수 있었다.
시범운영을 마치면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WCO 회원국에 확대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연구팀은 데이트 개발 성과를 오는 8월 데이터 마이닝 및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학술대회인 ACM SIGKDD 2020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선동 IBS 연구위원은 “데이트는 인간개입으로 작동하는 현 세관 시스템에 가장 적합한 알고리즘”이라며 “세관원의 불필요한 노동을 줄이고, 복잡한 통관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미영 CI는 “데이트는 스마트 세관 행정 정착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향후 물품의 X선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전이 학습으로 여러 국가 통관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 방법까지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