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한화큐셀과 손잡고 태양광발전 연계형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에 나선다. 여기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수명이 다된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사용(Reuse)한 것으로 전기차 후방산업의 핵심 분야다.
현대차그룹과 한화큐셀은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 사옥에서 지영조 현대차그룹 사장과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태양광 연계 ESS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와 태양광 시스템을 연계한 신사업 협력을 골자로 한다. 국내 완성차 및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전기차 후방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체계를 구축한 첫 사례로 주목된다.
양사는 전기차 재사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가정용·전력용 ESS 제품 공동 개발, 한화큐셀 독일 연구소 내 태양광 발전소를 활용한 실증, 양사의 고객·인프라를 활용한 시범 판매, 태양광과 연계한 대규모 ESS 프로젝트 공동 발굴 등을 추진하게 된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2017년 3GWh 수준이었던 글로벌 ESS 시장이 2040년 379GWh 수준으로 약 128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을 돕는 ESS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활용한 ESS의 높은 가격은 초기 시스템 도입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현대차그룹과 한화큐셀이 공동 개발하는 ESS는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해 시스템 구축 비용을 대폭 낮춰 ESS를 대규모로 보급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양측은 이번 협력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시스템을 시장에 출시해 재생에너지 보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영조 현대차그룹 사장은 “이번 협력으로 재생에너지의 대규모 보급을 활성화하고,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을 최대화해 전기차의 친환경 가치 사슬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은 “양사 간 우수 연구개발(R&D) 역량을 공유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해 태양광 모듈부터 ESS까지 제공하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양해각서(MOU) 교환과 함께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 유럽·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한 태양광 연계 가정용·전력용 ESS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
오재혁 현대차그룹 미래기술연구실장(상무)은 “안전성, 고객 편의성, 가격 경쟁력을 갖춘 태양광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연계 ESS 제품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