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은 정부가 온라인 교육 솔루션을 일괄 공급하는 것보다 학교의 자율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2일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는 테크빌에 의뢰해 지난달 22~25일 나흘에 걸쳐 전국 17개 시·도 초·중·고등학교 교사 대상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교사 45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는 정부 제공 온라인 교육 플랫폼과 상관없이 학교가 자유롭게 온라인 교육 솔루션을 활용하도록 제공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두 배에 달했다.
정부 제공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서 '교육 솔루션이 서비스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65.2%가 EBS온라인클래스 등 정부 플랫폼과 관계없이 교사나 학교가 자유롭게 활용토록 제공해야 한다고 답했다. 온라인 교육 솔루션이 정부 플랫폼에서 제공돼야 한다는 응답자는 33.3%에 불과했다.
이광세 에듀테크산업협회 이사는 “현재 학교에서 주로 쓰는 원격 수업 시스템만으로는 교사가 원하는 원격 수업 진행에 불편한 점이 많다”면서 “학교가 에듀테크 서비스 구매 권한을 갖게 되면 공공서비스, 기업의 에듀테크 서비스와 상관없이 교사 선택지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예산 집행 구조로는 국내 초·중·고교의 에듀테크 서비스 자율 구매가 어렵다. 학교 단위의 예산 자율권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원격 수업을 하면서도 동영상 저작도구 같은 필수 솔루션을 구매하기 어렵다는 교사들의 하소연이 터져 나온 이유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에듀테크 서비스를 구매해서 쓸 수 있는 바우처 예산 170억원을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제출했다.
교사들은 가장 필요한 에듀테크 솔루션을 동영상 저작도구(35.2%), 온라인 학교 플랫폼(33.7%), 유튜브 유료 서비스(28.9%) 순으로 답했다.
학교가 에듀테크 서비스 구매·선택권을 갖게 되면 에듀테크 산업 고도화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정부 주도의 에듀테크 서비스는 계획, 발주, 상용화에 수년이 걸리지만 기업 서비스는 교사의 요구 사항을 즉각 반영할 수 있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원격 교육이 고도화될 공산도 커진다. 기업들은 국내 학교 현장에서 사용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이 용이해질 수 있다.
이 이사는 “교사들이 다양한 에듀테크 서비스로 원격 수업을 진행하면 모범 수업 형태가 다수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미래 교육으로 가는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면서 “에듀테크 산업 또한 공교육 시장이 열리면 경쟁을 통해 실력 있는 기업을 배출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