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1일부터 전기차 충전요금을 인상한다. 5~8㎞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의 ㎾h당 급속 충전요금은 현행 173원에서 230원 전후, 완속 요금은 최저 60원에서 100원 초반까지 각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매년 단계적으로 인상되면서 2022년 7월부터는 급속의 경우 최소 350원 이상, 완속은 250원 이상까지 각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가 7월 1일부터 전기차용 급속(50·100㎾급) 충전요금을 인상한다. 현재 전기차 사용자가 내는 173원(1㎾h당)을 220~25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과 민간업체가 주로 서비스하는 완속(7㎾h) 충전요금도 현재 ㎾h당 60~170원 수준에서 약 3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이번 주 한전 등과 안정적인 가격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공용시설 충전요금 관련 의견을 접수한 이후 이달 중순께 최종 요금을 발표한다. 이미 두 기관은 각자 요금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상태다.
한전은 지금까지 100% 면제한 전기차 충전기의 대당 기본요금을 7월부터 50% 감면으로 조정한다. ㎾h당 완속충전기·급속충전기 기본료의 절반이 사업자에게 처음 부과된다.
한전은 지난해 말 이사회를 통해 2017~2019년 3년 동안 면제해 온 전기차 완속·급속 충전기 '기본요금'(㎾h당 완속 2390원·급속 2580원)을 올해 7월 1일부터 50%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예를 들어 급속충전기(50㎾)의 경우 7월부터 13만원의 절반이 부과된다. 내년 7월부터는 75%, 2022년 7월부터는 100% 각각 부과된다.
여기에 충전량에 따른 사용요금도 기존 50% 할인 혜택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이번 인상에 따라 환경부와 한전을 비롯해 민간업계의 소비자용 충전요금은 원가 구조가 내년 6월까지 최소 30~40%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충전 기본요금 예산 지원 여부와 한전 요금 인상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달 중순에 요금을 발표할 것”이라며 “다음 달부터 인상되는 요금이 얼마인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민간 충전업계는 서비스 및 운영 마진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 민간업계의 충전요금은 전국에 가장 많은 충전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는 정부 및 한전의 충전요금과 비슷하게 운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에 깔린 급속충전기의 90% 이상이 한전과 정부가 구축한 충전기여서 민간 입장에서는 정부의 새 요금에 맞춰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정부는 마진보다 공익성을 따지기 때문에 정부 요금에 서비스·운영 마진이 반영되지 않을 공산이 높아 민간 생태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KT와 에스원 등 일부 대기업이 전기차 충전 사업을 포기 또는 보류했다. 7월부터 충전용 전기요금 할인제도가 일몰되면서 사업 환경이 나빠진 데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시장에서 중소기업과 경쟁하는 구도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표】한전 전기차 충전요금 정상화 계획
*기본요금은 ㎾h당 완속 2390원, 급속(50㎾급 이상) 2580원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