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통신 생태계 활성화, 정부가 나섰다

과기정통부·NIA, 연내 150억 들여
공공·의료·산업 시범망 12구간 구축
민·관 투자 촉진…레퍼런스 확보
통신사·中企 사업 기회 작용 전망

양자암호통신 장비 시험가동 모습. 전자신문DB
양자암호통신 장비 시험가동 모습. 전자신문DB

공공과 의료, 산업 분야 양자암호통신 테스트베드가 구축된다.

양자암호통신 시범망을 통해 보안성, 안전성 등을 검증하고 응용서비스를 발굴·적용하기 위한 포석이다.

궁극적으로 양자암호통신 초기 시장 확보와 민·관의 적극 투자 촉진을 통해 국내 양자정보통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의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150억원을 투입해 양자암호통신 시범망을 구축한다. 양자암호통신은 중첩성, 복제 불가능 원리를 이용해 송·수신자 간 비밀키를 안전하게 교환 분배해서 암호화된 중요한 정보를 복호화하고 도·감청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보안성이 중요한 공공 분야, 개인정보 및 산업기밀 보호가 필요한 산업 분야 및 의료분야가 대상이다.

공공 분야에 양자암호통신망을 시범 구축하고, 국가정보원·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협력해 보안성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병원 등 의료 분야와 공장 등 산업 분야에도 시범 구축해서 기능·성능·보안성 등을 검증하고 응용서비스를 발굴, 레퍼런스를 확보한다.

과기정통부는 연말까지 총 12개 구간에 양자암호통신 시범망을 구축, 실증을 지원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일 “양자암호통신 기술 실증과 레퍼런스 확보를 위해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하반기 중 시범망 12구간을 구축하고 실증해 보안성·안정성 측면에서 기존 통신망과 어떻게 다른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과 민간은 통신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시범망을 구축한다.

선정된 컨소시엄은 앞으로 3년 동안 망을 운영하고 유지·보수하면서 실증한다.

종단 간 양방향 기준 40㎞ 거리를 1개 구간으로 산정해 양자암호통신 시범망을 구축한다. 공공기관은 안전한 데이터 유통 인프라를 구현해 데이터 전송 정보 유출을 방지한다. 의료기관은 의료데이터 전송 무결성·기밀성 확보, 산업 분야에서는 산업기밀 보호 등에 활용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양자정보통신 시험망을 구축한 뒤 시범망·상용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이보다 앞서 국내에서도 2016년 SK텔레콤, 2018년 KT가 시험망 구축에 성공하며 양자정보통신 생태계 초석을 마련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에도 시범망 추가 구축을 위한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시범망 사업은 수년간 양자암호통신 연구개발(R&D)과 장비 개발 등에 매진해 온 중소기업에도 사업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자통신 전문가는 “약 10년 동안 통신사와 국내 중소기업이 양자암호통신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지속 투자했지만 이렇다 할 사업 기회가 없었다”면서 “정부 주도의 테스트베드 구축으로 사업 수주는 물론 레퍼런스를 확보, 국내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