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 시장에 '환경지수' 도입된다…그린 에너지전환 가늠자

전력거래량 대비 CO2 배출 추이 분석
전력거래소, 연말·내년 초 도입 채비
미세먼지·온실가스 감축 목표 기여
그린뉴딜 등 신재생에너지 전환 가속

내용과 무관. 한울원전. [사진= 전자신문 DB]
내용과 무관. 한울원전. [사진= 전자신문 DB]

전력거래소가 전력거래 시장에 '환경지수'를 도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감축을 계량화해 '그린 뉴딜' 등 녹색 에너지전환을 가속하려는 포석이다.

22일 본지가 입수한 '그린 전력시장 환경지수 추진안'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환경 효과를 수치로 산정하는 '환경지수'를 도입하기로 내부 검토를 마쳤다. 도입 시기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유력하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지수 산식 등을 분석하면서 구체화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력거래소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계량화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기여한다'는 구체적 도입 배경을 제시했다. 그동안 전력시장에서는 탄소배출 저감 실적 등을 분석할 수 없었다. 계량적 판단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는 전년도 대비 줄어드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기준으로, 같은 기간 전력거래량 대비 CO2 배출계수 향상도를 계산하기로 했다. 수치가 높을수록 CO2 배출이 개선됐다는 의미다. 연간 분석을 기본으로 하되 계절별, 월별 CO2 배출 추이를 분석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CO2 배출 계량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가늠할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O2 배출량 감소는 탄소 배출이 높은 석탄화력 발전보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급전이 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지수는 시행 중인 제도를 상호보완, 온실가스 감축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력거래소는 환경개선 투입 비용을 열량단가로 인정, 발전소 수익을 일부 보전하는 '환경열량단가', 열량단가에 배출권비용을 반영하는 '배출권 정산제' 등 환경 친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향후 환경지수가 현재 도입 논의 중인 친환경에너지 급전을 우선하는 '환경급전'과 연계될 가능성도 나온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환경지수를 △친환경 전원 확대 시장 제도 △미세먼지 저감 목적 계절관리제 △환경급전 등 전력거래소 경영을 종합하고, 평가하는 지표로 지속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지수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2030년과 2040년 각각 재생에너지 비중을 20%, 30~35%까지 끌어올리는 에너지전환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 16일에는 범부처 합동으로 그린 뉴딜을 공개했다. 그린 뉴딜은 저탄소 에너지 사회로 전환과 신재생에너지 확산 등을 목표로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에너지 분야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6억1580만톤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q)에 달했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2%씩 상승, 각각 1990년, 2016년 대비 156.2%, 2.2% 급증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환경친화적인 제도 도입으로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이행에 협조할 것”이라면서 “친환경 전력시장 운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