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하면 사상 최초의 위성방송과 케이블TV 간 결합으로 기록된다.
현대HCN은 27일 현대HCN 방송·통신 관련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오는 11월 1일 설립하는 신설 회사 현대HCN과 현대미디어 매각과 관련, KT스카이라이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대HCN 공개입찰 매각 계획을 발표한 지 4개월 만이고, 본입찰을 마감한 지 10여일 만의 결정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 최초 공개 매각으로 관심이 집중된 현대HCN 인수 경쟁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따돌렸다.
이뿐만 아니라 KT스카이라이프는 2018년에 이어 2년 만에 케이블TV 인수에 재도전, 성공했다.
2018년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다가 국회의 위성방송 공공성 문제 지적 등으로 중도 포기한 바 있다.
이날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방송과 방송 결합이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면서 “인수합병(M&A)을 위한 정부 심사가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향후 양사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하면 KT그룹은 역대 최초로 인터넷(IP)TV,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3대 유료방송 플랫폼을 확보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KT 21.96%, KT스카이라이프 9.56%, 현대HCN 3.95% 등 35.47%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1위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24.91%), SK브로드밴드(24.17%) 등 2~3위와의 격차도 10%포인트(P) 이상 벌릴 수 있게 된다.
플랫폼 다각화와 더불어 가입자 규모 우위를 확보한 만큼 유료방송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인수를 위해 조달 가능한 최대 금액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 가입자 고착 등으로 독자 생존 기반 확보에 한계가 있고, 공적 책무를 수행하기 위한 안정화 방안으로 현대HCN 인수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현대HCN은 가입자 기준 케이블TV 가운데 5위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가입자는 131만명(3.95%)으로, 규모는 작지만 재무건전성이 케이블TV 중 최고라는 평가다. 지난해 매출 2928억원, 영업이익 40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인수 이후 유·무선 네트워크 결합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목표로 방송상품 중심 신상품을 출시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인허가는 변수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주식을 우선 인수하고, 합병은 추후에 결정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대주주변경심사를 받아야한다. 현대HCN 물적분할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 심사와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절차도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지배력 상승과 공공성저해 등 논란을 불식하는 일이 과제다.
현대HCN 우선협상대상자가 확정됨에 따라 딜라이브와 CMB 등 매각 의사를 밝힌 케이블TV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딜라이브와 CMB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를 대상으로 매각을 위한 구애 활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