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침대에 누워보세요.”
3일 방문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LG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쇼룸. 안내에 따라 침대에 몸을 뉘었다. 그러자 발끝 프레임에서 투명한 유리가 빠금히 머리를 내민다. '굿모닝'이라는 아침인사와 함께 누워 있는 사용자 눈높이에 맞춰 현재 시간과 날씨, 기온을 표시한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투명 OLED 패널이다.
“침실의 사물인터넷(IoT) 중심은 침대입니다. 누운 상태로 다양한 실내외 정보는 물론 영화, 게임 등을 즐길 수 있죠. 인테리어의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도록 투명 디스플레이로 개방감을 살렸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가구업체와 협력할 계획입니다.”
이 날 LG디스플레이는 언론을 대상으로 처음 OLED 쇼룸을 공개했다. 핵심 사업인 OLED 활용 방안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사업화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다. 쇼룸은 LG디스플레이의 미래 성장동력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투명 OLED 패널은 드레스룸에서도 빛을 발했다. 터치 기능을 이식한 패널에 날짜, 시간 등 일상 정보를 내보내는 한편 날씨에 따른 옷차림을 추천했다.
가상현실(VR) 솔루션을 탑재한 '피팅미러'는 사용자 소유 의류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가상 시착 기능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중요한 이벤트가 있는 날에 '나홀로 패션쇼'를 하는 수고를 없앨 수 있는 셈이다. 원하는 스타일이 없다면 온라인으로 e커머스 쇼핑도 구현할 수 있다.
거실에서는 투명 OLED 패널이 고급 장식품으로 변신했다. 사용자 취향에 따라 구독형으로 원하는 예술작품을 띄어놓거나 어항 등으로 꾸밀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플렉시블 OLED 곡률을 이용해 천정 구조물에 숨겼다가 영상 시청 시 아래로 내릴 수 있는 65인치 OLED TV도 눈길을 끌었다.
벽에 설치된 '레일'을 타고 움직이는 '피벗(회전)' OLED TV는 원하는 위치에서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설계 됐다. 기존 콘텐츠는 물론 홈트레이닝 등 세로 화면에도 최적화됐다. 레일과 피벗 기능을 동시에 구현한 시스템TV는 업계 최초다.
주방 선반에 이식된 OLED 패널은 요리 레시피(조리법)은 물론 조리시간, 식재료 쇼핑 등에 최적화했다. 식사 중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테이블에도 디스플레이 패널을 접목했다.
LG디스플레이는 쇼룸에서 선보인 OLED 상품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건설, 가구, 건축 등 기존 가전 업체가 아닌 이종 업계 및 스타트업과 협력을 추진한다. 이르면 오는 10월 비즈니스를 구체화, 11월 데모데이를 열고 목업 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권순민 LG디스플레이 신사업개발팀 책임은 “향후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도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