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토양을 척박하게 함으로써 식량난을 초래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는 적지 않다.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인류와 자연의 영속성을 위해 생물학의 다양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은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와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성장과 발달원리를 연구하는 곳이다.
곽준명 뉴바이올로지전공 교수는 최근 식물 광합성에 필수 역할을 담당하는 기공의 발달 원리중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세포 조절 메커니즘을 밝혀내 눈길을 끌었다. 연구성과는 농작물 생산성을 증대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후변화와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 성장과 발달원리를 연구하고 있는 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곽준명 교수(왼쪽)와 주 지알리(Zhu Jiali) 박사(가운데), 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김윤주 박사.](https://img.etnews.com/photonews/2008/1328496_20200817094232_288_0001.jpg)
식물은 잎 표면에 뚫린 미세한 구멍인 기공을 통해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부산물인 수분과 산소를 배출해 성장한다. 환경 변화에 따라 기공 수와 분포를 정교하게 조절해 효율적으로 광합성한다.
기공을 형성하는 특수한 세포인 공변세포는 식물 잎과 줄기 등 표피에 존재하며 한 쌍이 마주 붙어 기공을 이루는데, 공변세포의 팽압조절을 통해 기공이 열리고 닫힌다. 공변세포 발달은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기공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공변세포 발달은 학계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세포 분화 과정과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어RNA를 통한 기공 발달의 후성유전적 조절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기공 발달을 조절하는 분석 이미지](https://img.etnews.com/photonews/2008/1328496_20200817094232_288_0002.jpg)
연구팀은 공변세포의 발달 단계마다 제어RNA를 분리할 수 있는 분자유전학적 시스템을 고안했고, 공변세포 계보의 제어RNA들이 발달 단계에 따라 역동적으로 발현함을 밝혔다. 또 공변세포 제어RNA의 표적 유전자를 예측해 공변세포 발달과 기능의 유전자 네트워크도 확립했다.
특히 공변세포의 특정 제어RNA를 억제 또는 과발현시키면 기공의 발달과 분포에 결함이 유도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제어RNA와 표적 유전자들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새로운 기공 발달 조절 메커니즘을 밝힐 수 있는 단서도 찾았다.
곽준명 교수는 “공변세포 제어RNA를 대량 발굴함과 동시에, 제어RNA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메커니즘으로 공변세포 분화와 발달에 기여한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려 주목받았다.
연구팀은 그동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양분 수송과 조절이 어떻게 기공 발달을 조절하는지와 그 원리를 밝히는 연구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향후 밝혀질 연구결과는 광합성 증진과 농작물 생산량 증가에 크게 기여할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