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규 스켈터랩스 대표는 2014년까지 약 7년간 구글코리아에서 기술개발 총괄사장으로 일했다. 석박사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전공한 1세대 대표 개발자다. 2015년 스켈터랩스를 창업해 인공지능(AI) 관련 연구와 솔루션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조 대표는 구글코리아 재직 당시 검색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당시 구글이 독자적 검색 연구개발(R&D)을 허용한 곳은 미국 본사 외에 유럽 총괄 사무소 그리고 한국이 유일했다.
조 대표는 “검색 R&D에서 성과를 낸 후 연간 약 1000억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새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 구글 입장에서는 너무 작은 목표라며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창업했다”고 회상했다.
스켈터랩스는 크게 '대화'와 '초개인화' 두 분야 AI 기술에 집중한다. 대화는 챗봇을 필두로 음성인식, 음성합성, 기계독해 기술을 제공한다.
조 대표는 “자연어이해(NLU)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자부했다. 실제로 스켈터랩스는 최근 신한생명, 신한DS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보험 상품 이해와 분석, 기획·개발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협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하게 자사 기술 적용사례를 넓혀가고 있다.
초개인화 분야에서는 광고, 마케팅 효율을 넓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데이터를 통해 개인 취향, 행동패턴은 물론 주변상황까지 인식해 실시간 반영한다. 최근 국내 온라인 광고 기업, 온라인 여행업계와 협력해 효과를 검증했다.
조 대표는 AI를 '기반기술'이라고 정의했다. 특정 솔루션이 아닌 쓰기에 따라 시장이 무궁무진하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외 대형 기업들이 앞다퉈 AI를 강조하는 것은 호기라고 설명했다. AI에 대한 대중과 시장의 이해가 풍부해지며 사업 기회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컴퓨팅 파워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늘어나며 사회 전반에 AI 쓰임새가 크게 확장될 것”이라면서 “AI는 워드프로세서나 휴대폰처럼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토대”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대형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스켈터랩스 강점으로 인적 경쟁력을 꼽았다. 지금까지 유치한 약 277억원 투자도 좋은 인재를 유치하는 데 대부분 쓴다.
조 대표는 “학벌 등을 보지 않는 대신 실제 코딩 능력을 철저하게 검증한다”면서 “높은 보수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이 업무를 하며 성취감을 느끼고 계속 발전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스켈터랩스는 올해 창업 5년차를 맞아 그동안 성과를 사업화하는 데 힘을 쏟는다. 파트너들과 협업한 결과물을 상용 솔루션으로 만들어 매출을 일궈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업은 한국에 한정하지 않는다. 조 대표는 “한국 시장에 사업을 최적화하지 않겠다”면서 “사업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해외 시장을 겨냥해 현지 파트너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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